장애 지녔지만 소중한 나의 형
장애 지녔지만 소중한 나의 형
  • 임채연 시민기자
  • 승인 2012.06.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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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우리 형>을 읽고

[북데일리] 외아들인 줄로만 알고 있던 종민이에게 어느날 갑자기 형 종식이가 나타난다. 그런데 형은 처음 만난 동생에게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형이었다. 이런 형을 받아들이지 못해 방황하던 종민이는 마침내 집을 뛰쳐나가 버린다. <아주 특별한 우리형>(대교출판. 2010)은 장애가 있기에 더욱 용기를 낼 수 밖에 없었던 아주 특별한 형 종식이와 철없는 어린 동생 종민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독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는 책이다.

요즘 아이들은 장애인이라고 하면 손사래부터 치고 제대로 돕지도 않는 마음이 있다. 그것은 쑥스러워서, 괜히 했다가 나만 손해 보니까 등 여러 이유를 대겠지만 스스로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이 없다’하고 뉘우치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거꾸로 가는 창현 씨의 하루’ 를 아는가? 창현 씨는 왼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걷지 않는 게 아니라 자꾸 걸으려고 한다. 지하철을 타면서, 다른 사람들은 불편해한다. 장애인인 창현씨가 별로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다음 정류소에서 임산부 한 명이 탔다. 다들 자리를 차마 내주지 않고 눈치만 보는데 임산부는 지하철 자리가 없어 어쩔 줄 몰라 하였다. 그러나 창현 씨는 흔쾌히 자리를 내어 주었다. 앞으로 태어날 작은 새 생명을 위해.

창현 씨 말고도 그 지하철에는 다른 정상인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이었고, 제대로 도울 줄 몰랐다. 창현 씨야말로 진심으로 남을 위했고, 어쩌면 장애라는 것을 자신이 가져본 탓에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장애는 그저 장애일 뿐이다. 그리고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더해주어야 한다. 남이 장애라고 하여 불편해하거나 짜증을 낸다면 그는 더욱 큰 고통과 상처를 입는다. 남들이 인상을 찌푸리고 불만을 가질 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나의 존재가, 남들에게 피해가 된다는 생각에 자신을 미워하고, 내가 세상에 필요 없다는 듯 여기게 된다. 나 하나로도 절망적인데 다른 사람들조차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지 않는다면, 그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먼지 같은 존재처럼 자신의 가치에 아무 자신감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장애를 싫어하지 말자. 더 배려하고, 돕고, 사랑하자. 닉 부이치치는 사지 없는 인생으로 유명한 분이다. 그는 팔과 다리가 없어 아주 불편하고 부끄러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자신감 있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아주 긍정적인 사람이다. 때로 넘어져도, 다른 사람들이라면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은 몇 번이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우리와 달랐지만 더욱 뛰어난 것을 할 수 있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하고 있었다. 장애는 겨우 하나의 돌부리일 뿐이다. 그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서 불행한 사람도 있겠지만, 아니 모두 불행하겠지만 한 발 내딛어 보면 그 돌부리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을 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종민이가 갑자기 나타난 장애 형을 달갑게 여기진 않았지만, 어쨌든 그 둘은 아주 특별하게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 중 한 명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니까, 특별한 ‘우리 형’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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