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의 도전정신, 본받고 싶어"
"암탉의 도전정신, 본받고 싶어"
  • 임채연 시민기자
  • 승인 2012.06.16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중요

[북데일리]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사계절)은 정해진 삶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가는 삶을 산 어느 암탉의 이야기이다. 이 암탉의 이름은 ‘잎싹.’ 잎싹은 난용종 암탉으로, 알을 목적으로 키워지는 닭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난용종 암탉들은 알을 품거나 까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잎싹은 우리 밖 마당의 병아리들을 보며 언젠가 꼭 알을 까고 말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었고, 한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버텨 쓰러져 우리 안을 벗어날 수 있었다.

난용종 암탉은 한 번도 아기를 가질 수 없다. 힘들게 알 하나를 낳았을 때 그것이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아기가 아파서 슬프고, 걸음마를 떼서 기쁘고, 자라서 흐뭇한 것을 느껴 보지도 못한 채 탄생 그 자체를 막아 놓은 것이니 잎싹 역시 그런 게 너무 싫고 답답했을 것이다. 그 좁고 작은 우리에서 마당의 닭과 병아리와 아카시아 나무를 보며, 잎싹은 다짐하고 또 다짐했을 것이다. 꼭 이곳에서 탈출하여 아기를 꼭 가져 보겠다고.

어딘가를 떠난다는 것은 용기가 매우 필요한 것이다. 자신이 익숙해져 있고 길들여져 있는 장소에서, 낯설고 자신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도 모르는 곳으로 떠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잎싹은 그 용기가 있었고, 평생 알만 낳다가 죽을 난용종 닭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를 벗어난 뒤 잎싹은 마당으로 가려고 했지만 마당에 사는 동물들은 잎싹을 받아주지 않았다. 잎싹은 마당을 나왔고, 우연히 알을 발견해 품게 된다. 이 알은 사실 청둥오리 나그네의 아내 뽀얀 오리의 알이었는데, 족제비의 눈에 들어 뽀얀 오리가 죽게 되자 남은 알이었다.

알이 깨고, 작은 오리가 태어났지만 잎싹은 그게 오리라는 것을 몰랐다. 자신에게 첫 아기가 생겼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기쁠 뿐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초록머리’라는 이름으로 오리는 자랐고 초록머리는 엄마와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록머리는 엄마와 자신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엄마를 피했고, 엄마란 존재가 창피했다. 하지만 잎싹은 그러면 그럴수록 초록머리에게 다가왔다. 더 부드럽게, 초록머리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죽을 뻔했는데도 화내지 않았다. 더 걱정하며 타이를 뿐이었다.

마지막에는 잎싹이 족제비에게 잡아먹혔다. 그것은 억울하게 죽은 것이 아니었다. 초록머리가 무리를 따라 따뜻한 곳으로 간 뒤 의도적으로 먹힌 것이었다. 족제비의 아기들, 잎싹의 아기처럼 족제비의 자그마한 아기들이 뼈를 드러낸 채 우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잎싹은 마지막까지 남을 위하여 죽었고, 그렇게 생에 막을 내렸다.

잎싹은 대단한 암탉이었다. 자신의 운명을 부정한 채 자신만의 길을 살았다.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자그마한 병아리가 아니었지만 잎싹은 원하던 아기를 끝까지 키웠다. 다르니까 서로 더 사랑할 수 있다. 서로 더 이해할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다. 무어 하나가 다른 것이 무슨 상관이지? 서로 이렇게 더 안아주면 그것은 단지 말뿐인 것인데.

진심으로 잎싹이 존경스럽다. 잎싹의 따뜻한 마음과 용기, 도전하는 자세가 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운명처럼 사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언젠가는 정해진 삶을 벗어나 사는 것도 좋은 일일 테니까, 더욱 도전하고 용기있게 삶을 살아가자. 다르다는 것에 창피한 마음을 가지지 말자. 세상은 길이 정해져 있지만, 그것은 갈림길이다. 자신에게 맞는 길은 없다. 자신이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임채연 시민기자-여의도초등학교 6학년>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