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이란 제재에 긴장한 건설업계... 해외수주 '빨간불'
美 대이란 제재에 긴장한 건설업계... 해외수주 '빨간불'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08.0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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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이란 리스크'...중장기적 수주 전망 어두워"
이란의 달러 매입 등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대이란 제재 1단계가 지난 7일 발효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란의 달러 매입 등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대이란 제재 1단계가 지난 7일 발효됐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면서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물량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달 7일부터 이란의 달러 매입 등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대이란 제재 1단계가 발효됐다. 오는 11월5일 발동되는 제재 2단계는 원유 거래 등을 제재하면서 본격 돈줄을 조이게 된다.

이는 국내 정유업체는 물론이고 석유 및 에너지와 관련된 수주를 맡은 건설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건설업계는 이 같은 악재에 의연한 태도를 보이지만, 가뜩이나 해외수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올 게 왔다"... 이란 재제로 대형 프로젝트 무산 우려

건설업계에서 ‘이란 리스크’는 이미 예견된 상태였다. 지난 6월 대림산업의 이란 정유시설 공사계약이 해지되면서 위기감이 돌았다.

대림산업이 수주한 계약은 지난해 3월 체결한 것으로, 총 2조2334억원 규모로 계약금액만 2015년 기준 대림산업 매출액의 23.48%에 달한다. 이란 제재로 금융약정 체결이 1년 넘게 지지부진해지자 약정체결 완료 기한이 끝나 계약이 자동 해지된 것이다.

이번 제재 강화로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따낸 대형 프로젝트들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 재제로 프로젝트 자금조달이 지연되면 결국 좌초될 수 밖에 없다는게 중론이다. 국내건설사들은 수출입은행이나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금융지원을 받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조달 받기란 사실상 어렵다.

현재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 등이 이란 내 수주한 공사 규모만 5조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3조8000억원 규모 사우스파 가스전 확장공사 계약을 맺었으며, 8월 SK건설이 1조7000억원 규모의 타브리즈 정유공장 현대화 공사 기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들 기업들은 착공 단계가 아닌 본계약만 매듭지은 상태여서 계약 파기에도 실질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일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 잇따른 악재에 해외수주 전망 '먹구름'

최근 국외 건설시장에서의 잇따른 악재에 해외수주 전망이 다소 불투명해졌다.

이번 대이란 제제로 신규 수주가 막히면서 이란에서의 향후 발주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란은 국내 건설사들이 가장 많이 발주하는 해외시장으로 그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작년 한해 국내건설사들이 이란에서 수주한 건설공사액은 52억3000만달러로 1위다. 2위인 인도 29억1000만달러와 큰 격차다.

그러나 올 들어 이란의 핵협정 탈퇴로 분위기가 급반전되면서 현재까지 발주량과 공사금액이 ‘0’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중동 국가의 대내외적 위기에 대비해 동남아로 중심을 넓혀왔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녹록치 않아졌다.

지난달 말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댐의 붕괴 사건 탓이다. 피해 규모도 막대할 뿐더러 ‘부실시공’, ‘늑장대응’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국제 신뢰도가 추락했다. 직접적으로는 SK건설이 타격이 예상되지만, 건설업계 전반의 해외공사 수주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 시장은 유가 상승되는 상황에서 석유수입 재정확보로 그만큼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란 리스크와 지정학적 위험으로 불안한 정세로 계속 갖고 있다”며 “햅 협정 탙퇴와 미국의 강력 제재로 사실상 이란에서의 수주는 당분간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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