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여자의 가방
은밀한 여자의 가방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5.16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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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통해 읽는 여자의 심리

[북데일리] 누구에게나 특별한 물건이 있기 마련이다. 여자라면 그게 가방일 확률이 높다. 가방이 액세사리가 아닌 패션을 주도하는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어떤 가방을 들었느냐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과연 그 가방 속에 무엇이 들었을까, <여자의 가방>(시공사. 2012)에서 만나보자.

프랑스 사회학자인 저자가 70여명의 여성들에게 가방 속 물건에 대한 목록을 메일로 받은 가방에 대한 이야기다. 가방 속 물건, 가방에 담긴 사연, 가방의 크기 등 가방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여자의 가방을 무겁게 하는 물건에는 의도적으로 집어 넣은 사랑의 표지들만 있는 게 아니다. 가방의 무게는 가방 주인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된 일상적인 속박의 무게이기도 하다.’ p. 56

저자의 말처럼 가방엔 사랑의 표지들이 가득했던 것이다. 여자의 나이, 지위에 따라 가방의 크기와 내용물은 달라진다. 저자는 가방을 통해 여자의 심리를 읽으려 노력한다. 가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의 시선으로 볼 때 여자의 가방은 특히 더 궁금하다. 남자 친구나 남자 동료에게 자신의 가방을 열어 보이는 여자는 단 한 명도 없을 터. 그러니까 여자에게 가방은 자신의 일부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모든 가방이 저마다 내 기억의 일부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죠. 그 가방을 갖고 있던 여행, 그걸 사게 된 여행,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 내가 가방에게 첫눈에 반했던 추억… 그 무렵의 내 모습.” p. 145

“내가 드는 가방과 내가 가방을 선택하고 또 들고 다니는 데에 들이는 정성이 타인과도 관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해요. 가방은 나의 상징이고 명함이에요.” p. 161

실제로 여자의 가방 속에 은밀한 무엇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먹다 만 사탕, 오래된 쪽지, 영수증, 벗어놓은 스타킹, 아이의 코가 묻은 휴지 조각 같이 버려야 할 것들이 가득하기도 하다. 가방을 채우고 비우는 일, 그건 여자의 심리와 연결되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충동구매를 하듯 수많은 가방을 사들이는 여자가 있는 반면, 가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도 있으니까.

‘가방은 자아의 가장 내밀한 부분이고 정체성의 산물이자 여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자신만의 세계이자 자신에게 주는 선물인 동시에 사랑의 세계이다. 사회에서 사랑을 짊어지고 다니는 이들이 바로 ‘여자’ 이기 때문이다.’ p. 294

다양한 가방을 통해 여자를 말하는 이 책은 흥미롭다. 여자의 가방 속이 궁금하거나, 여자 친구를 좀 더 많이 이해하고 싶은 남자들에게는 아주 유용할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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