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웃음은 늘 혁명과 맞닿아"
김제동 "웃음은 늘 혁명과 맞닿아"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5.04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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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 공지영부터 안철수 법륜스님까지 인터뷰

[북데일리] 인터뷰집을 읽을 때마다 놀란다. 겉으로 보여졌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고정된 이미지가 얼마나 많은 편견이었는지, 누군가를 안다고 쉽게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이들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해서 마음 속 깊은 곳의 진솔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인터뷰를 기대하는 것인데 <김제동이 어깨동무를 합니다>(위즈덤경향. 2012)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김제동이 만난 이들은 절친으로 알려진 윤도현, 이효리를 비롯하여 한홍구, 서해성, 문재인, 김어준, 곽노현, 조용필, 조수미, 손예진, 공지영, 하정우, 백낙청, 안철수, 박경철, 법륜스님처럼 각계각층의 유명인사와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인 대학생 이소현, 윤호산 까지 다양하다. 방송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들도 반가웠지만, 국민가수 조용필과 안철수, 그리고 젊은 청춘의 사고를 들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의 인터뷰는 더 유익했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그 중 인상적인 부분을 말하자면 안철수와 김어준의 말이다.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죠. 내가 죽은 뒤에도 나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이 좋은 쪽으로 바뀌어 있거나, 내 책이 그때까지 남아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내가 만든 회사가 함께 사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는 거죠. 나로 인해 어떤 제도가 생겨서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면 그것 역시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죠.’ <안철수와의 인터뷰 중에서>

‘나에겐 청소부나 대통령이나 똑같아. 그가 가진 권력으로 덕 볼 생각 없어. 내가 누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으면 언제나 남세스러워. 그 정도 균형 감각이나 염치는 있어. 난 염치를 중요하게 생각해. 그게 세상의 균형을 만드는 거거든.’ <김어준과의 인터뷰 중에서>

책은 그네들의 대화를 과감없이 들려주었는데 김제동이 무척 편안한 인터뷰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대화를 통해 얼마나 서로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지 보인다고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이 책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인터뷰어 김제동이 아닌 인터뷰이로 김제동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 중 기억하고 싶은 건 웃음에 관한 것이다.

‘웃음의 기본적인 구조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 웃고 새로운 발상을 해냈을 때 웃습니다. 혁명이라는 게 그런 겁니다. 누구도 봄을 예상하지 못했을 때 이렇게 꽃을 땅 위로 밀어 올립니다. 꽃이 땅을 뚫고 나온 게 아니라 땅의 깊숙한 기운이 꽃을 밀어 올려주는 것이죠. 그래 아이고 내 새끼들 세상에 나올 때가 됐다, 이게 혁명 아닙니까. 꽃잎이 떨어지는 것도 혁명이고 낙엽이 지는 것도 혁명이죠. 그렇게 보면 웃음은 늘 혁명과 맞닿아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습니까. 고정돼 있는 것은 절대로 웃음을 줄 수 없습니다. 끝없이 변해야 되는 것입니다.’ <김제동 심층 인터뷰 중에서>

고정돼 있는 것은 절대로 웃음을 줄 수 없다는 그의 말이, 변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오래 남을 것 같다. 어깨동무를 한다는 건 혼자가 아닌 함께 한다는 말이다. 또한 옆에 있는 이를 배려하지 않고 혼자만 앞으로 나가거나 뒤로 물러서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때로는 불편할 것이고 때로는 어깨동무를 한 일을 후회하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어깨동무를 한다는 건 어디든 같이 가고 싶은 존재, 한시라도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증명하는 일은 아닐까. 싫은 사람과는 절대로 어깨동무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다 같이 어깨동무를 하자고, 이 책은 사회에 제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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