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 소년 믿기힘든 생존 기록
열살 소년 믿기힘든 생존 기록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5.02 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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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은 언제나 우리를 살게 할 것"

[북데일리] 누구나 자신이 처한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느낀다. 그 어려움을 견디며 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 만약 열 살 어린 나이에 홀로 아무런 이유도 설명도 없이 혼자 남겨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낯선 곳에서 어제까지 함께 있던 엄마가 사라진다면 아이는 살아갈 수 있을까? <바다에는 악어가 살지>(마시멜로. 2012)는 이런 막막한 상황에 놓인 열 살 소년 에나이아트가 험하고 거친 세상을 견디며 성장해 온 이야기다.

에나이아트는 아프카니스탄의 하자리족 마을에서 태어나 가족들과 즐겁게 살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탈레반이 학교를 폐쇄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탈레반을 피해 어머니는 에나이아트를 파키스탄에 데리고 온다. 사흘 동안 함께 지내던 어머니는 감쪽같이 사라진다.

소년은 누구를 믿어야 할까. 에나이아트의 앞날이 두렵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부지런하고 싹싹한 에나이아트는 숙소의 사장을 도와 잠자리를 해결하고 점차 낯선 도시에 적응한다. 그러나 파키스탄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다. 결국 에나이타트는 이란으로 떠나기로 한다. 열 살 남짓한 나이에 국경을 넘어야 했다. 어린 에나이아트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했다. 목숨을 걸고 도착한 이란에서의 생활도 역시나 고난의 시간이었다.

불법체류자로 산다는 건, 누군가의 감시를 받는 일이다. 한 치 앞의 일도 알 수 없는 날들이었지만 에나이아트는 언제나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공사장에서 함께 먹고 자고 일하는 이들은 같은 처지로 서로가 의지가 되었다. 조금씩 돈을 모으고 조심스럽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운다. 갑작스런 단속으로 다시 이란을 떠나 터키로 향한다. 터키로 가는 길은 너무 험난했다. 낮과 밤 없이 걷고 또 걸어야 했으며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해야 했다. 그렇게 길고 긴 여정의 끝에 닿은 터키에서도 소년은 혼자였다.

운명이었을까, 터키에서 아프카니스탄 아이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고무보트를 타고 그리스로 향한다. 이런 무모함 행동 뒤엔 살아남아야 하는 간절함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더이상 열 살 소년이 아닌 에나이아트는 이란을 시작으로 터키, 그리스를 지나 이탈리아까지 소망을 찾아 떠난 것이다.

한 소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열 살 소년의 생존의 기록이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 소년을 지탱할 수 있게 만든 건 바로 어머니의 말이다. 살아가면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와 함께 들려준 소망에 대한 이야기.

‘소망은 항상 당나귀나 당근처럼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나야 해. 우리들은 소망을 이루려 애쓰면서 다시 일어설 힘을 찾을 수 있지. 어떤 종류의 것이든 소망을 높이, 이마보다 한 뼘 더 높은 곳에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면, 그건 늘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삶일 거야.’ p. 15~16

그렇다. 소망은 어디에 선가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견디는 모두를 지켜줄 것이다. 주저앉은 누군가에게, 울고 있는 누군가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다시 웃을 힘을 줄 것이다. 이처럼 소망은 언제나 우리를 살게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을 당신에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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