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5.02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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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으로도 매혹적인 독서의 역사



[북데일리]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어디서든 책을 읽거나 타인이 읽는 책이 궁금하다. 읽은 책이라면 아는 책이라 반갑고, 읽지 못한 책이라면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것이다. 책 읽는 여자와 책 읽지 않는 여자로 분류하자면 나는 전자에 속한다. 그러나 나 스스로 나를 위험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니 책을 불온한 대상으로 규정짓는 듯한 느낌의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웅진지식하우스. 2012)란 제목의 책이 궁금한 것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왜 책 읽는 여자가 위험한지 따져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여자와 책을 통해 당시 사회의 관습이나 문화에 대해 들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모든 그림엔 책과 여자가 등장한다. 책은 때때로 여자를 돋보이게 하는 조연이거나, 여자의 내밀하고 복잡한 내면을 읽을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어떤 그림에서 여자는 책을 열심히 읽는가 하면 어떤 그림에서는 책은 그저 단순한 설정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13세기에 그려진 그림에서 시작해 21세기까지의 작품을 통해 일상으로 확대되는 독서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더불어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과 화가의 성향을 함께 설명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자는 책 읽는 행위를 담은 그림을 통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여자들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을 읽는 것이다.

그림은 대부분 초상화로 귀족이나 왕실에서 일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담고 점차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문적인 모델이나 화가의 개인 모델과 유명 배우인 마릴린 먼로까지 등장한다. 그림 속 책의 의미는 점점 변모한다. 책이거나, 편지, 글, 지도 등 무언가를 읽는 여자들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그것들에 빠져든다. 해서, 짐작컨대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란 말은 바로 이런 의미가 아닐까.

그만큼 책이 우리 일상에서 갖는 의미는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역자는 책 속에서 미래의 어느 날 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지만, 나는 우리 곁에서 영원히 머무르는 대상 중 하나가 책이라고 믿는다.

‘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어설픈 예언이 설령 미래의 어느 때 실현된다 할지라도, 문자를 읽는 독서라는 행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독서는 더 이상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을 만큼 우리 삶과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독서가 사라지는 순간 인간의 삶도 그 존재를 멈추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p. 181

책 속에 등장하는 책 읽는 여자의 그림 중 나를 유혹하는 모습은 바로 이런 그림이다. 오로지 책을 갈망하는 듯한 여인의 모습의 간절함이 전해지는 그림이라고 해야 할까. 그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는 바로 책이며, 책을 읽는 시간, 그들은 행복할 게 분명하다.

수록된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거기다 책을 읽는 황홀한 모습까지 담았으니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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