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알려주는 추리 소설의 비밀
고수가 알려주는 추리 소설의 비밀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4.30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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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고 게이고... 재미있게 읽는 방법도

[북데일리] “범인의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지요. 무대가 고립되면 경찰이 개입할 수 없고, 등장인물들도 도망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손쉽게 살인을 할 수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모두를 살해하고 범인 자신도 자살할 수 있지요. 물론 그런 패턴은 명작에나 해당하는 것이지만요.”

히가시고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재인. 2010)은 이처럼 추리 소설 쓰는 법을 알려주는 독특한 책이다. 일반적인 추리 소설의 다양한 규칙에 따른 사건을 소개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를테면 밀실 살인 사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범인의 등장,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수법, 괴상한 살인 방법 같은 일반적인 추리 소설의 형태를 분석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독자를 위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특별판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독자에게 추리 소설을 읽기 위한 교과서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이 흥미로운 건 두 명의 등장인물 때문이다. 범죄의 성립과 추리 과정을 설명하고 해설하는 그들은 경찰 오기와라 반조 경감과 낡아 빠진 양복에 더부룩한 머리의 명탐정 덴카이치 다이고다. 둘은 사건마다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으로 독자를 즐겁게 해 준다. 물론 대부분의 사건을 해결하는 건 덴카이치의 몫이다.

히가시고 게이고는 독자와 작가, 그리고 범인의 입장까지 모두 친절하게 설명한다. 매번 비슷한 설정의 추리 소설에 대한 독자의 불만을 책 속에서 오기와라 경감의 속내로 드러내준다.

‘탐정 소설에서 우리 조연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절대로 명탐정보다 먼저 범인을 알아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p. 54

‘산장은 언제나 폭설로 고립되고, 외딴섬의 별장도 폭풍우로 늘 고립된다. 이런 식이라면 독자들도 곧 질려 버릴 것이 뻔하다. 등장인물 역시 진절머리 나기는 마찬가지다.’ p. 78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 독자는 추리 소설에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어떤 독자는 때로 작가보다 한 발 앞서 사건을 해결하기도 할 터이고 어떤 독자는 추리 소설만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기도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추리 소설 입문서로 좋을 듯하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 작품을 읽기 전에 만났다면 더욱 더 좋을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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