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그 많은 치킨가게들... 또 차리는 이유
[책속의 지식] 그 많은 치킨가게들... 또 차리는 이유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8.03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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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독재>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치킨 가게는 자영업자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고밀도 레드오션 업종이다. 그런데도 지난 10년간 치킨 가게는 3배 이상 늘어 3만 개가 넘었다. 꾸준히 느는 이유가 뭘까.

행동을 지배하는 감정을 50가지 이론으로 설명하는 <감정 독재>(인물과사상사.2018)의 저자는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를 접할 가능성이 작아서라고 말한다. “죽은 자가 말이 없듯 실패자도 말이 없다”며 애써 실패 사례를 찾아내도 이미 성공 사례를 더 많이 접하면서 ‘생존 편향’의 문제에 도달한다고 전했다.

생존 편향이란, 생존에 실패한 사람들의 가시성 결여로 인해 비교적 가시성이 두드러지는 생존자들의 사례에 집중해 생기는 편향을 말한다. 예컨대 주식 투자의 실패 요인 중 하나도 생존 편향이다. 주식시장에서 승자는 자신의 승리를 과시하고,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책을 쓰고 연사로 나선다. 이들의 성공 신화에 빠진 사람들은 리스크보다 환상에 젖기 마련이고 주식 투자를 쉽게 여기다 실패라는 쓴맛을 맛본다.

반면 돈을 잃은 패자는 말이 없다. 책은 고사하고 강연자로 나서기도 어렵다. 실패자들의 경험이 더 보편적이지만 승자들의 성공담만 가시적으로 드러나니 생존 편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게다가 성공한 사람들이 털어놓는 실패 경험담은 오히려 생존 편향을 강화하기도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늘 해피엔딩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처럼 패자부활전이 없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며, 시장조사 또한 이 같은 사회 심리적 배경을 살피고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한국의 조기 은퇴 시스템에서 살아남아 잿빛 노후로부터 멀어지려면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할 일이다.

책은 이 밖에 사람들이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복권’을 왜 계속 사는지, 해병대 출신은 왜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 말하는지 등 감정이 앞선 행동을 여러 학자의 이론으로 설명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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