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할당 근무량은 줄지 않고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잔업이 늘어나는 ‘꼼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에 따라 직장인들의 근무 환경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PC오프제 등을 도입하며 근로시간 단축에 나섰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게 된 직장인들도 많지만 초과근무와 ‘꼼수’ 등으로 오히려 고충을 토로하는 직장인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문화가 크게 바뀌지 않은 경우도 있어 퇴근 시간이 돼도 초과근무를 이어가거나 제대로 기록하지 않는 등의 ‘꼼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근로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처리하는 경우나 초과근무를 관리하는 회사 지침 탓에 출‧퇴근 시간을 가짜로 쓰고 야근시간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사례 등도 나타났다.
실제로 ‘블라인드’가 회원 1만2208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응답자의 44.3%는 “주52제 적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했으며, 14%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직장인들은 물론 회사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업무량이 많거나 출장이 잦은 업계는 더욱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신제품 개발과 출시 탓에 야근과 휴일 업무가 잦은 IT‧벤처업계와 제약업계는 물론 공장가동률이 높은 식품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근무시간이 줄었다고 해서 개개인에게 할당된 업무량이 줄어든 것이 아닌데 근로시간 안에 쫓겨 일하는 경우가 있다”며 “채용인원을 늘려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