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예민함은 신경질적이거나 까다롭다는 인식이 있다. 대개 결점으로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타고난 예민함을 감추고 평범함이라는 관념적인 기준에 맞춰 살아간다. 그렇지만 <예민함이라는 무기>(나무생각.2018)의 저자는 예민함을 남다른 감각이며 재능이라 말한다.
책에 따르면 예민한 사람들은 같은 상황이나 현상을 다르게 지각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일한다. 일반적으로 자원해서 까다롭게 일하며 자신의 편의보다는 자신이 하는 작업이 양질의 것이 되도록 하는데 더 신경 쓴다.
주변을 살피고 선견지명이 있으며 잘못된 부분을 지각하고 고객이나 거래처 동료, 상사의 필요를 예민하게 느끼고 상대를 배려한다. 행간을 읽는 능력도 뛰어나고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듣는 능력이 있어서다. 늘 직원들 사이에 공평한 처사가 이루어지도록 신경을 쓰고 타인을 배려해주거나 격려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예민한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인색하거나 편협한 사람들로 비칠 때가 있다. 저자는 정작 예민함이라는 재능을 자신에게는 발휘하지 못해서라 설명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들을 돌보지 않고 자신의 필요보다 이상이나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앞세우기 쉬워 현재 자신의 관심사와 요구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와 배치될 수도 있음을 지각하지 못한다.
또 속으로 자신들이 잘해주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잘해주기를 기대하지만, 욕구가 해소되지 못할 경우 실망한 나머지 부당함을 뒤늦게 제기한다. 이를테면 어떤 파이를 솔선수범해 모두가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쓰다가 자신만 빈손이라는 걸 깨달은 다음에야 부당하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다. 상황은 역전되고 이타주의적으로 보였던 예민한 사람들은 이기주의자로 돌변한다. 그동안 유지되었던 평화를 깨뜨리는 쪽도 예민한 사람들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들이 가진 기질을 인지하고 잘 활용해 재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예민하다는 말을 듣고 산다면 과소평가된 독특한 기질을 자신을 중심에 놓는 훈련을 통해 더 풍요로운 삶을 사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저자의 처방을 따라보자. 예민함을 진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및 상담자들의 경험이 담긴 인터뷰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