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캠퍼스 달군 '김애란 북콘서트'
가을 캠퍼스 달군 '김애란 북콘서트'
  • 황인혜 기자
  • 승인 2011.11.10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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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문화산업대 공연...솔직한 입담 박수

 

[북데일리] 문학계에 불고 있는 '김애란 신드롬'은 뜨거웠다.

소설가 김애란이 9일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 문학을 노래하는 '북밴'(Book-band)과 함께 북 콘서트 행사에 참여, 100여 명의 대학생 독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올해 서른한살의 김애란은 지난 6월 발표한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창비. 2011)이 문단의 호평과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출간 5개월 만에 판매부수 16만부 기록이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김애란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를 증명하듯 이날 행사장에는 여대생들이 과반수 이상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김애란은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동기생 고재귀씨와 10년 열애 끝에 결혼, 다시 한번 화제를 뿌렸다. 이와 관련 그녀는 소설을 쓰게 된 동기를 연애와 결부시키면서 특유의 솔직한 입담으로 풀어냈다.

"22살에 만난 오빠(남편)가 글 쓰는 애란이가 좋다, 글 안 쓰는 애란이는 매력없다, 글 잘 써서 사귀는거'이라고 했어요. 좋아하는 사내한테 잘 보이고 싶은 허영이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작가와의 대화 중, 한 남학생이 남편과의 공동작업(희곡)을 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김애란은 대학생들에게 쉽게 와닿을 수 있는 절묘한 비유를 곁들여 답을 내놨다.

그녀는 "희곡이 잘생기고 근사하지만 어려워서 사귀자고 말 못하는 동경하는 대학 선배라면, 소설은 말이 잘 통해서 친구로 지냈는데 어쩌다가 CC(캠퍼스 커플)가 된 대학 동기 같은 느낌"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애란의 재치에 학생들 사이에서 감탄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작가와의 대화 중 한 대학생이 김애란 작가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두근두근 내 인생>의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책은 남들보다 빨리 늙는 조로증에 걸린 열일곱살 소년 한아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애란은 "작년에 1년동안 계간지에 연재했던 소설이다. 보통 작가한테 상상력은 마감이라고 하는데 연재 기회가 있어서 완성할 수 있었다. 중간에 펑크내고 이민이나 갈까 생각한 적 있지만 마무리를 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김애란은 이어 "감당할 수 없는 소재들이 많았다. 제가 나이를 많이 먹은 것도 아니고 결혼을 한 것도, 아이를 낳아본 것도 아니어서 막막했다. 그래서 열심히 상상했다. 그럼에도 끝끝내 알지 못했거나 만지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소재를 정하고 나서도 조심스러워 많이 뒤척였다. 처음부터 이 아이를 사랑해야지 하고 다가간 게 아니라 주저하다가 만나게 된 인물이라 더 고맙다"고 작품 속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애란은 대학생들에게 "너무 빤해서 시시하게 들리겠지만 책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물론 저도 세상에 궁금한 게 너무나 많은데 왜 책을 봐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성공해야만 기분이 좋아지는 게임과 달리 문학은 거기 있는 인물들이 실패해도 독자는 도박에서 모두 잃었지만 뭔가 딴 거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또 불안하고 흔들릴 때 자책하지 말고 나의 두려움은 나의 진지함이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북 콘서트에서 문학밴드 '북밴'이 김애란의 소설 <달려라, 아비>와 <두근두근 내 인생>을 노래로 만들어 불러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김애란은 북밴의 '달려라, 아비'를 듣고 "제가 쓴 소설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다. 특히 '시작을 묻지 않는 파도'라는 문장을 훔치고 싶다. 악보를 봤는데 코드가 수학기호처럼 아름답다. 내가 뭘 했다고 이런 지복을 누리나 싶다. 소설가가 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답했다. 현재 김애란은 결혼식 후 신혼여행도 미룬 채 내년초 출간될 새 단편집을 집필 중이다.  

 

공연문의 02-323-1905
caillou100@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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