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길` 달랐던 셰익스피어 vs 빅토르 위고
`죽음의 길` 달랐던 셰익스피어 vs 빅토르 위고
  • 북데일리
  • 승인 2005.12.14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인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52세에 세상을 떠났다. 셰익스피어의 전기 작가 시드니는 “셰익스피어의 집 이웃에 있는 예배당 길이 돼지떼가 나돌아 다니는 시끄러운 놀이터였고 비정상적인 그 곳의 분위기가 저명한 극작가의 쇠락한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위인들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위인들의 마지막 하루>(사과나무. 2005) 역시 셰익스피어의 사인과 마지막 모습을 정확히 묘사하지는 못했다. 대신, 묘비에 적힌 비문을 통해 부부생활에 접근했다.

“좋은 친구, 부디

여기에 묻힌 시체를 파는 이여

이 비석을 남겨놓는 이에게는 축복이 있고

내 뼈를 옮기는 이에게는 저주가 있으리니“

자신의 묘비에 저주에 가까운 이런 글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묻힌 교회의 북쪽 벽에는 납골당이 인접해 있었는데 그곳에는 관습에 따라 주변 묘지에서 파낸 뼈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17세기 영국 전역에서는 불법적인 묘지 파내기에 대한 불평과 원성이 자자했다. 시느리 니는 셰익스피어가 묘비명에 그렇게 새긴 것도 불경스런 시체 파내기 관행을 막기 위한 조처였을 것으로 파악했다. 만약 묘비명에 그런 저주가 새겨 있지 않았더라면 섹스톤(교회의 머슴)은 셰익스피어의 시체를 납골당으로 옮기는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을 것이다.”(본문 중)

책의 설명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특히 교회 안에 묻히는 특권이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것임을 고려해 볼 때 셰익스피어의 당시 명성을 짐작 할 수 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아내와 딸들은 교회 안에 묻히지 못했다. 아내는 셰익스피어의 무덤 북쪽에 따로 매장되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아내의 이름이 셰익스피어의 첫 번째 유서에 빠져있었다는 점이다. 침대 외에 아무런 유산도 받지 못한 그의 아내가 무지하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셰익스피어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이 역시 분명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반해 작가 빅토르위고의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뜻했다.

‘이 세상 후에는 영혼도 끝난다’는 누군가의 말에 ‘당신의 영혼은 그렇겠지만 내 영혼은 영원합니다’라고 대꾸했을 정도로 굳은 의지의 소유자였다.

책에 따르면 빅토르 위고는 의사가 그만두라고 권할 때까지 매일 아침 냉수욕을 했고 외투가 불필요한 짐이라면서 입지 않았다. 또한 셰익스피어와 달리 아내와의 정이 깊었다. 50년의 결혼생활이 아내의 죽음으로 끝나자 그는 슬픔에 잠겼다.

“나는 아름답고 우아하며 진정 이 시대의 여성인 당신을 자유롭게 소유했소. 내 사랑, 당신이 있어 세상은 더욱 아름답소. 당신을 사랑하오. 당신은 내 것이오. 당신을 연모하오. 당신에게 축복을 보내오. 당신이 없이는 당신을 떠나서는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오. 당신의 생이 나의 생이고 당신의 영원불멸이 나의 영원불멸을 바라오”라는 편지를 띄우곤 했던 그에게 아내의 죽음은 견디기 힘든 슬픔이었다.

빅토르 위고는 1885년 5월15일 심장장애와 폐출혈로 죽어가며 “자, 이제 낮과 밤의 싸움이다!”라는 시구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평온한 죽음을 맞았다.

“죽음은 삶처럼 하나의 기술이다. 우리가 잘사는 기술을 획득하듯이 잘 죽는 기술을 습득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죽을 것이다. 한쪽은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삶과 죽음은 서로 분리 될 수 없다. 잘 사는 기술을 습득한 사람은 이미 잘 죽는 기술을 배운 것과 다름없고 그러한 죽음은 두려움이 없다” 는 저자 M.V. 카마스의 말이 책의 주제를 강조했다.

위인들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현재를 돌아 보게 만드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책이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