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의 정치쇼에 휘둘린 러시아 증시?

러 12개 社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에 자금 일시적 유출...정치쇼란 분석도

2018-04-10     이혜지 기자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러시아 증시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하루 만에 11% 급락했다.

한 국가의 증시가 하루 만에 이렇게 폭락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쏠린다. 드러난 이유로는 시리아의 화학 무기 침공 배후에 러시아 지원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자, 미국이 제재에 나선 탓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러 대통령의 밀월 관계가 깊어지자 그것을 감추기 위해 갑작스런 제재를 가해 시장에 충격을 준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러시아 증시 폭락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기에 다소 일시적일 전망이다. 

■ 러시아 증시, 하루만에 11% 폭락...미 자금 한꺼번에 빠져나가

9일(현지시간) 러시아 RTS 지수는 141.50포인트(11.44%) 하락한 1094.98로 마쳤다. 장중 12.5%까지 하락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러시아 금융위기 우려가 나왔던 2014년 12월 16일 12.4%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급락이다.

이는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조치에 대한 우려로 미국 자금이 한꺼번에 러시아 증시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동안 러시아가 미국에 암암리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 대선 개입, 사이버해킹 등으로 미국은 작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러시아에 경제적인 제재 조치를 결의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오는 1월말까지 미뤄지다 미국이 지난 6일(현지시간) 시리아 사태가 발발하자 러시아 신흥재벌 7명과 러시아 회사 12개에 대해 추가적인 금융제재 조치를 밝혔다.

이에 대해 강현구 KB증권 연구원은 “관련 러시아 회사 12개에 투자한 미국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포함된 러시아 재벌 27명의 자산은 주가 급락 여파로 하루 새 160억 달러(17조1408억 원) 증발했다.

■ 시리아 때문? 미-러 밀월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러시아 증시 급락이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의 밀월관계를 감추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쇼'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은 서로 동반자적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가 푸틴과의 밀월 관계에 대해 의심을 받을 때마다 강경한 정책을 내놔 이를 무마한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트럼프와 푸틴의 친선 관계가 깊어질수록 미국이 러시아를 더 제재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 3월 18일 푸틴이 당선되고 트럼프가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자국 내 반감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리아 때문이라 하지만 재무부가 왜 이 시점에 그 얘기를 꺼냈는지는 사실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러시아 증시 폭락은 단기간에 그칠 전망이다.

그는 “러시아 12개 회사의 미국 교역관계가 매출액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증시 폭락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