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옵션이 공사비로 둔갑"...강남권 재건축 불법행위 76건 적발

2018-03-22     김예솔 기자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작년 강남권 재건축의 시공권을 따낸 건설사들이 무상특화 비용을 은근슬쩍 공사비에 포함시킨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22일 국토교통부는 강남권 5개 재건축 조합에 대한 합동점검 결과 총 76건의 부적격 사례를 적발해 수사의뢰와 시정명령 및 행정지도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현대건설), 신동아(대림산업), 방배6(대림산업), 방배13(GS건설), 신반포15차(대우건설)다.

국토부는 작년 11월부터 2개월간 서울시, 한국감정원 등과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정비사업 시공자 입찰 내용의 적정성, 재건축 조합의 예산회계, 용역계약, 조합행정, 정보공개 등 운영실태 전반에 대한 현장점검을 벌였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는 시공자 입찰 관련 11건, 예산회계 37건, 용역계약 14건, 조합행정 9건, 정보공개 5건 등으로 분류된다.

특히, 적발 사례 중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한 옵션이 실제로는 유상으로 둔갑시킨 꼼수가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대상인 5개 재건축 사업장의 시공사 모두 이 같은 수법을 써 적발됐다. 작년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시공사들이 앞다퉈 무상옵션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반포주공1단지 공사를 따낸 현대건설은 5026억원 규모의 무상옵션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이를 모두 총 공사비 2조6363억원에 중복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 단지에서는 천정형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해주거나 발코니 확장을 해준다고 약속하고서는 비용 232억원을 중복시켜 적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행주 도마 살균기와 현관 스마트 도어록 등을 무료로 제공해준다고 하고선 109억원의 비용을 사업비에 반영한 경우도 있었다.

이와 함께,  조합의 입찰기준에 따라 반드시 설계에 포함시켜 제안해야 하는 조경 나무나 스마트오븐, 욕조 등의 품목을 누락한 경우도 발각됐다.

또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조합이 제시한 입찰 참여 기준을 위배해 설계를 제안하거나 개별홍보 행위를 한 사례도 적발됐다.

앞으로 국토부는 지자체 협의를 통해 조합이 자율적으로 비리를 점검하고 권익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정비시장의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사업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이후에도 시공자 선정 과정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며, 필요시에는 추가로 합동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