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막힌 은행, 중소기업에 '문 활짝'

금융위, 기업대출 예대율 낮춰 기업여신 유도

2018-01-30     이희수 인턴기자

    [화이트페이퍼=이희수 인턴기자] 은행들이 중소기업 모시기에 한창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이 계속되자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해 중소기업 대출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같은 은행권의 움직임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기업대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 혁신기업에 대출 늘리고, 중소기업엔 ‘금리우대’ 혜택

KB국민은행은 지난 25일 신용보증기금에 220억원을 특별출연했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담보로 혁신기업에 총 1조5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내달 중 기술보증기금 및 전국 16개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총 500억원 특별출연을 통해 2조 6000억원의 대출공급도 앞두고 있다.

이외 혁신벤처기업에 최대 2.8%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KB 혁신벤처기업 우대대출’을 지난 16일 출시했다. 연간 3000억원씩 향후 5년간 총 1조 5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AI를 통해 기업대출을 심사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자동화 시스템이 기업대출 승인 여부와 대출금액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심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KEB하나은행은 3조5000억원 규모의 ‘Thanks to 기업대출’과 ‘산업단지 The Dream 대출’을 지난 3일 내놨다. 일자리 창출 기업과 국가·지방 경제의 기반인 산업단지 소재 기업에 대해 실질적 금융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벤처기업협회와 '벤처기업 혁신 성장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협회 소속 기업은 신한은행에서 대출 시 0.2%p 금리 우대 혜택을 받고, 신성장산업과 일자리 창출 기업은 최대 0.6%p 금리 부담이 줄어든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부터 4대 사회보험 가입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대출금리를 최대 연 0.4%포인트 내렸다. 단, 우리은행 계좌에서 4대 보험료가 빠져나가도록 자동이체 계좌를 3개 이상 등록한 고객에 한해서다.

■ 금융위, 예대율 차등적용 앞세워 기업대출 불 지펴

최근 3년간 시중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81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조1000억원 늘었다. 대기업대출이 3조5000억원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41조6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2월 말 기준으로 2014년 506조9000억원, 2015년 559조6000억원, 2016년 590조2000억원, 지난해 631조8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매년 40조원 넘게 늘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은행권 자본규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예대율 산정 방식을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잔액의 비율로써, 현재 은행업 감독규정을 통해 100%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금융위는 이같은 예대율 산정 방식에 대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간 가중치를 차등화할 방침이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적용한다.

가계대출이 기업대출에 비해 많은 은행은 그만큼 예대율이 높아진다. 규제 수준인 100%를 넘어가면, 대출을 줄이거나 예수금을 늘려야 한다.

다만 은행별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과 예수금 조달 등 준비기간을 감안해, 새 예대율 기준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주담대·가계대출 등의 리스크 관리에 있어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기업 여신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기업금융, 주택금융 등 특정 분야를 성장시켰던 은행들이 현재는 전 분야를 골고루 키우려는 추세"라면서 "정부의 개선책은 이같은 현상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