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적신호 '가계대출 1400조'...근본 해법 없을까
"단기만기상품, 장기 전환...목적따라 대출기준 달라야"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오는 12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최근 우리나라 가계대출이 1400조원을 돌파하면서 여전히 우리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가계대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이와관련, 해외 사례를 참고하면 가계대출 상품을 장기 상환 상품으로 바꾸는 한편, 주택담보대출의 목적에 따라 대출심사기준과 감독기준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 기업서 가계로 눈 돌린 은행권....가계부채 증가, 소득증가 2배
22일 한국은행의 ‘3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신용대출은 1,419조1,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400조를 넘어섰다.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3분기 가계신용 증가액(31조2,000억원)은 1분기(16조6,000억원), 2분기(28조8,000억원)보다 더 커졌다.
특히 빚 증가 속도가 여전히 소득의 2배를 넘는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한은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한 올해 2분기 가계부채 증가율(10.4%)은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4.6%)의 2.3배나 됐다.
이같은 가계대출 증가세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이 대출금을 잘 갚지 못하면서 은행들이 기업에 해주던 대출을 가계나 중소기업으로 돌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대출을 많이 해놓고도 잘 갚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기업들이 돈을 잘 풀지 않게되면서 은행들이 중소기업이나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이외에 다른 제2금융회사들도 커지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가계비출 비중은 지난 2012년 기준 49%에 불과했다가 작년 말 기준 51%. 정도로 증가했다. 1% 비중이 10조 정도라고 치면 3~4년 사이 40조 정도 늘어난 셈이다.
■ "주택담보, 장기로 바꾸고 목적 따라 감독기준 달리해야"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근본적인 한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 안정적인 직장이 있으면 모기지 상품이 있어 자본시장 유동화로 금융사가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만기도 30년 원리금분할로 장기간 돈을 갚는 구조 돈을 빌려서 집사는 게 자연스럽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은 단기간 상품이고 대부분 3년 후에 다시 롤오버하는 경우가 많으며, 고정금리보단 변동금리가 많아 가계부채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유동적인 감독기준을 정하는 방법도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
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경우 일률적인 LTV 한도를 두기보다 고위험대출이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상한을 두는 등 기준을 설정하면서 각 금융사의 자체 대출심사기준 적절성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의 경우, 실수요용 주택담보대출과 투자용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애초부터 다른 감독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주담대의 목적에 따라 대출심사기준과 감독기준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