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알고 보면 비장한 사발통문의 뜻

2017-10-27     정지은 기자

[화이트페이퍼] 방송사 파업이 한창이다. 파업 전야에는 연판장을 돌릴 때가 있다. 혹은 호소문을 돌린다. 이 때 ‘사발통문(沙鉢通文)’이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사발통문은 무슨 뜻일까. 알고 보면 보통 단어가 아니다. 사전적 정의는 ‘호소문이나 격문 따위를 쓸 때에 누가 주모자인가를 알지 못하도록 서명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사발 모양으로 둥글게 삥 돌려 적은 통문.’이다.

신간 <임정섭의 글쓰기훈련소>(다산초당. 2017)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기에서 사발은 사기로 만든 그릇입니다. 통문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알리는 글을 말합니다. 이 두 단어가 합해진 사발통문엔 비장함이 묻어 있습니다. 예컨대 1893년 동학운동 때 전봉준을 비롯한 간부들이 봉기를 결의할 때 이 사발통문을 썼습니다. 누가 주모자인지 모르게 하기 위해서이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살 떨리는 상황이었겠습니까. (258~259쪽)

사발통문. 알고 나면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단어다.

<임정섭의 글쓰기훈련소>는 어른 특히 직장인을 위한 글쓰기 책이다. 앞의 글은 직장인들이 문서작성을 잘하려면 설명문을 많이 써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나왔다. 책엔 풍부한 실전 사례와 함께 공지 글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문서작성 매뉴얼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