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호황' 반도체, 무역 수지 흑자 전체의 48% "편중 심각"

7월까지 무역수지 흑자 지난해 '훌쩍'

2017-08-10     오예인 기자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올해 반도체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해 전체 흑자를 뛰어넘었다. 메모리 반도체 부분만 무역흑자의 약 절반을 차지해 무역수지 편중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IT업계와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올 7월 말까지 반도체 부문 무역수지 흑자는 288억9천42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26억700만달러)보다 무려 130%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 46억6천600만달러 흑자를 추가해 지난해 전체 반도체 흑자 규모(256억1천720만달러)를 훌쩍 넘었다.

특히 무역통계의 최하위 분류 항목에 속한 메모리 반도체(271억6천850만달러)만으로 전체의 48.8%에 해당하는 흑자를 거뒀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는 약 557억3천500만달러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슈퍼호황을 맞이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의 경우 시장변동성이 크고 최근 중국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 기술 격차가 줄어들 경우 이런 편중 현상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전세계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 2위 점유율(44%, 28%)을 차지했으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두 업체가 각각 1, 4위(36.7%, 11.4%)에 올랐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금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수출 호조는 과거에 투자한 것을 '슈퍼호황기'에 수확하고 있는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미리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