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자유 영혼 그리스인 조르바 “비탈진 인생, 이왕이면 짜릿하게 전력질주”

<고전 결박을 풀다> 강신장 지음 | 모네상스

2017-07-28     박세리 기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행동하지 않는 인간’ ‘창백한 지식인’이라 조롱당했던 크레타 출신의 젊은 지식인은 어느 날 야성 넘치는 영혼의 사내 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난다. 조르바는 젊은 지식인의 지성을 늘 압도했다. 그저 본능과 경험만으로 늘 당당하고 자유로웠다. 그는 60대 노인이었다.

<고전 결박을 풀다>(모네상스.2017)에 소개된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도입부 내용이다. 관념적인 것에 얽매여 시도조차 하지 않는 현대인에게 조르바의 다음 대목은 인생을 어떻게 살지 묻고 있다.

“인생에는 급한 비탈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지 않나요. 이럴 때 분별있는 양반들은 대개 브레이크를 써요. 하지만 나는 브레이크를 진즉에 던져버렸어요. 덜컹 부딪치는 것 따위 겁나지 않거든. 기계가 궤도를 벗어나는 걸 우리네 기술자들은 ‘덜컹!’이라고 한답니다. 나는 덜컹할까 봐 조심하는 짓거리는 안 해요. 밤이고 낮이고, 그저 나 하고 싶은 대로 살면서 전력 질주합니다. 부딪쳐 박살이 나도 어쩔 수 없죠. 여기서 더 잃을 게 있나요? 없어요. 좀 슬슬 가도 되지 않느냐고요? 되기야 되죠. 근데 이왕이면 짜릿하게 내달리자는 거지.”-,<그리스인 조르바>중에서, <고전 결박을 풀다>(모네상스.2017) 재인용

이성과 지성이 정말 자유로운 삶을 보장할까. 조르바를 만난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었을 물음표다. 온갖 이유로 다음으로 내딛는 한 발에 족쇄를 채우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많아지는 구절이다.

책은 누구나 알지만 끝까지 읽지 못한 고전 30권을 줄거리와 명문장, 다양한 그림들을 더해 저자만의 깊은 통찰을 얹어냈다. 고전 읽기 시작으로 흥미를 돋우는데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