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중앙회 줄다리기에 혼란 커진 수협은행

'직무대행' 놓고 의견차...경영공백 우려

2017-04-11     김시은 기자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수협은행의 행장 인선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는 12일 현 이원태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경영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1일 수협은행은 이날 오전부터 행추위 회의를 열고 여섯번째 논의에 들어갔다. 행추위는 이날 되도록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다섯번의 논의 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을 보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처럼 수협은행장 선정이 다음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자 ‘직무대행’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행추위가 이번에도 선정에 실패하면 상법에 따라 현 행장인 이원태 행장이 행장 직위를 이어가게 된다. 본래 수협은행 내규상으로는 후임이 정해지지 않으면 '이사회가 정하는 이사에 의한 대행체제'로 전환되지만 수협은행은 현 행장이 직무를 수행하는 형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의 정관에는 ‘행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이사회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정했지만 수협은행은 ‘임기 만료’를 '부득이한 사유'로 보지 않은 셈이다.

문제는 현재 행장 공모 지원자이며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인 이 행장이 직무를 대행하는게 마땅한지다. 연임에 도전한 현 행장이 직무대행을 이어가면 행추위 결정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협은행 사정에 밝은 은행권 관계자는 "연임 의사를 밝힌 행장이 임기만료 후에도 행장 대행을 맡는다면 연임이나 다름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노조 역시 같은 시각이다. 수협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행추위 초반부터 관료 출신인 이 행장의 연임을 반대해왔는데 임기가 끝난 다음에도 행장을 계속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결국 행추위가 11일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면 수협은행은 54년만에 수협중앙회로부터 독립출범한 첫 해부터 행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수협중앙회 안팎에서도 조속한 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일 수협중앙회 이사회는 차기 행장 후보 추천이 수차례 결렬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수협중앙회 이사들은 결의서를 통해 "후보 추천이 끝내 이뤄지지 않으면 경영공백이 불 보듯 뻔하다"며 “경영 공백으로 인한 수협은행의 신인도와 경쟁력 하락은 고스란히 중앙회와 회원조합 그리고 어업인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