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아웃' 동력 잃은 은행 성과연봉제

임단협서 논의 빠져...일단 정국 추이 관망

2017-03-27     김시은 기자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이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아울러 유력 대선후보들이 ‘성과연봉제 백지화 공약’을 내세우면서 이대로 무산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 성과연봉제 논의 빠진 덕에 임단협 속도

27일 은행권에 다르면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이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 성과연봉제의 도입을 두고 노사가 대립각을 세워 임단협은 지지부진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속도가 붙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2016년 임단협을 체결했다. 임금 인상률은 일반 직군 2%, 개인고객 창구 서비스직군 4%로 합의됐다. 안정적인 조직 체계를 꾸리기 위해 노사가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월 합의점을 찾았다. 임금 인상률을 1.7%~3.2%로 정하고 소급 정산방식이 아닌 일종의 상여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역시 이달 초 2%대 인상안에 합의했다.

다만 주요은행들의 이번 임단협에서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성과연봉제에 대한 논의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노조 관계자는 “2016년 임단협에서 성과연봉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성과연봉제가 논의에서 빠져 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단협은 과거와는 달리 대각선 교섭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로 은행들이 사용자협의회를 줄줄이 탈퇴해 산별교섭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대각선 교섭은 은행 노조지부가 금융노조에 교섭을 청하면 금융노조가 금융사와 직접 교섭하는 방식이다. 

■ "성과연봉제, 대선까지 두고 볼듯"

5월 대선까지는 ‘일단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의 대선 주자들이 ‘성과연봉제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도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8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출범식에 참석해 "성과평가제는 충분한 노사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지난 16일 공공운수노조 정책협약에서 성과연봉제를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 정책'으로 규정하며 즉각 폐지를 다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이 다소 무리하게 성과연봉제 확대를 결정한건 금융당국의 압박이 컸던 탓도 있다”며 “호봉제 바탕에 성과 반영 비율을 확대하는 방식도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은 정국의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성과연봉제를 대신할 적절한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