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제도화 시동...송금·결제 편해질까
당국, TF 꾸려 첫 회의..."내년초 본격 서비스"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금융당국이 디지털 통화 제도화에 박차를 가한 가운데 금융거래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쏠린다. 당국은 아직 해외 주요국들의 사례를 살펴보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결제, 외화송금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위원회는 디지털통화 제도화 TF를 꾸려 첫 회의를 열었다. 미국, 일본, EU(유럽연합)의 규제현황과 불법거래 사례를 짚어보고 제도화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제도화는 디지털통화중 가장 상용화된 ‘비트코인’에 초점을 두고 진행될 전망이다. 비트코인은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누구나 계좌를 열어 원하는 때에 거래할 수 있는 가상화폐다. 별도의 신뢰보증 기관이 필요 없어 거래비용이 절감된다. 또한 공급량은 고정돼 있어 정부, 은행, 조직 및 개인에 의한 조작이 불가능하다.
다만 '제도화'가 새로운 법정통화 지정이나 전자화폐로의 등록을 뜻하는 건 아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정통화는 현재와 다름없이 한은이 발행하는 화폐로 제한하되 국제적 활용사례를 참고해 제도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5월 디지털 통화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자금결제법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국내에서는 지급결제 대체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금융사의 포인트와 유사하다.
외환송금에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거래시간과 거래비용 모두 절감할 수 있다. 송금부터 수취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송금 수수료도 싸다.
금융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지난 7월부터 미국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해외송금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은행은 특히나 해외소재 외국기업에 송금 수요가 많은 일본 기업들이 송금수수료 부담을 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한국 핀테크 업체들은 비트코인이 한국에서 제도화되지 않아 해외 사업자와 제휴가 어렵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해외송금 분야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법적·제도적 기반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지만 내년 초 법률적 이슈가 해소되면 해외송금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안문제와 불안정성이 선결과제로 남아있다. 비트코인의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은 해당화폐의 거래내역을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해 모든 거래자가 공유한다. 정보를 중앙기관 한 곳이 관리하는 것보다 보안성이 높다고 하지만 공유된 거래내역이 안전하게 지켜질지 의구심을 품는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불안정한 점도 걸림돌이다. 거래 초창기보다는 안정적이라고 하더라도 타 화폐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높다. 실제로 비트코인 거래소 '빗썸'에서 17일 하루간 모니터링한 결과 비트코인의 가격은 수량에 따라 6시간동안 2만9000원의 변동폭을 보였다. 이날 오후 2시20분에 1비트코인은 90만2000원으로 거래됐으나 오후 8시40분에는 87만3000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