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 '1000만원' 안전띠? 투자자 뿔났다

발표후 투자자들 문의 빗발..."투자제한은 드문 사례"

2016-11-04     김시은 기자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당국이 투자자 보호라는 목적 아래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정작 투자자가 이를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업계 역시 당초 당국이 제시했던 투자금 한도와 거리가 멀다고 반발하면서 가이드라인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투자자 권리 무시한채 투자자 보호?”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투자자의 권리를 무시한 채 투자자 보호를 논하는 꼴’이라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겠다고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주로 답답함을 많이들 토로한다.”

4일 모 P2P 업체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당국이 내놓은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정작 투자자들도 반기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투자금 한도 제한을 골자로한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앞으로 연간 소득이 1억원을 넘지 않는 개인은 1년에 1개 P2P업체에 1000만원 이하로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소득이 1억원을 넘으면 4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법인 투자자와 전문 투자자는 투자 한도가 아예 없다. 가이드라인을 접한 P2P 업체들은 업계성장을 저해하는 가이드라인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이라지만 투자자들 역시 이를 반기지 않는 내색이다. 지난 상반기 P2P 대출 업체에 400만원 가량을 투자했다는 A씨는 “하반기에 같은 업체에서 추가 투자 계획이 있었는데 소득이 1억원을 넘지 않아 투자금 제한을 받게 됐다”며 “투자자 보호라는 명목하에 역설적이게도 투자자의 권리가 무시당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투자금 한도 제한 당초 1억원...뚜겅 열어보니 10분의 1로

한국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당초 논의 과정에서의 투자금 한도는 ‘1억원’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논의 당시 금융위가 초안으로 제시한 한도는 1억원이었고 업체들도 최대한 양보해 5000만원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4일 한국 P2P금융협회는 "일반인 투자한도를 5000만원까지 늘리고, P2P 업체와 연계 금융기관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금융위원회에 가이드라인 수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금융위는 아직 답을 보내오지 않은 상태다.

■ "대출 제한 아닌 '투자제한'은 드문 사례"

투자자보호를 위해 P2P 대출의 '투자액'을 제한하는 규제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P2P금융시장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발달한 중국에서도 투자 한도 제한은 두지 않고 있다. 대출자만 한개 P2P 업체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제한돼 있다.

미국은 소득을 기준으로 한 투자자의 자격 제한만 두고 있다. 연소득이 8000만원을 넘으면 제한없이 자유로이 투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