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절벽 서민들, 고리대출로 내몰리나...보금자리론 중단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내집 장만을 꿈꾸는 서민들이 이용하던 ‘보금자리론’이 사실상 연말까지 중단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대란이 예상된다. 이번 조치가 가계부채의 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3억원 이하 주택구입 때 1억까지만'...촘촘해진 조건
17일 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의 대출 축소를 예고했다. 보금자리론 대출대상인 주택의 가격을 9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내렸고 대출한도도 5억원에서 1억원 이하로 깎았다. 대출용도는 주택구입용으로만 한정했다. 이번 변경은 오는 19일부터 연말까지 유지된다.
‘3억 원 이하의 집을 살 때만 최대 1억 원까지 빌려주겠다’는 건 평균 주택가격이 3억원을 웃도는 서울과 수도권에 대해서는 사실상 돈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에 내집마련을 계획하고 있던 실수요자들은 다른 금융기관에서의 추가대출이 불가피해졌다.
■ 은행도 대출한계 다다라... 서민 대출절벽 내몰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역시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이미 은행권은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7420억원이다. 전년 동기 1조7788억원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은행들이 이처럼 가계대출을 조인 이유는 10월 현재까지 가계대출 증가액이 이미 올해 목표증가치인 37조원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6대 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은 485조6000억원에서 올해 9월 기준 521조6000억원으로 36조원 넘게 늘었다.
깐깐해진 심사에 더해 금리마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61%~2.8%였으나 9월 평균금리는 2.71%~2.85%로 상승했다. 시중은행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게되면 최저금리가 연 2.5%였던 보금자리론을 받을 때보다 금리부담이 높아지는 셈이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이미 가계대출액이 자체 목표를 과도하게 넘어선 은행들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했다”며 “보금자리론 이탈 고객을 흡수하려는 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은행권 대출규모 축소로 가계부채 질 나빠질 것
이번 조치로 가계부채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 KDI개발연구원 관계자는 "결국 주택구매를 앞두고 급하게 돈을 구해야 하는 사람들은 금리가 더 높은 대출을 이용할 것"며 "한도 축소로 부채량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진 모르나 금리가 높아지면 부채의 질 역시 악화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