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 연체해도 길거리로...연체된 주택대출 80% 집 뺏겨
"해당 경매로 붙여진 집, 4년 간 은행권에서만 5만 채"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A씨는 지난해 5년째 거주하던 아파트를 압류 당했다. 지난 2010년에 10년 거치, 2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5억3000만원을 대출 받아 5년동안 이자를 갚았지만 최근 두달 간 생활이 어려워져 이자를 연체하자 은행으로부터 아파트 담보권 실행 통지를 받은 것이다. 이후 은행과 협의해 연체금은 지불했지만 은행은 연체 되면 전액을 상환해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압류를 진행했다.
담보권이 실행된 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2개월 연체 발생 직후 담보권이 실행된 사례가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체 4개월 이내 담보권이 실행된 사례는 50%에 육박했다.
6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이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전체 주택대출 부실채권 가운데 약 80%가 담보권이 실행됐다.
이 담보 처리 대출 중 3분의 2는 은행이 직접 경매했고 나머지는 자산관리회사(AMC)에 매각 후 경매에 붙여졌다. 제윤경 의원은 “이렇게 경매로 붙여진 집은 지난 4년 간 은행권에서만 5만 채에 달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담보권이 실행되는 주택대출 가운데 43%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50%를 넘지 않아 사실상 우량채권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 의원은 "민간 AMC는 이자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할증매입까지 하는 반면 은행은 부실채권이라는 이유로 담보권을 실행하거나 매각하고 있다"며 “이는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제 의원에 따르면 실제로 민간 AMC는 주택대출을 원금의 99% 가격에 할증매입해 경매에 붙여 평균 7%를 남기고 있다. 은행이 판 주택대출 채권의 원금보다 평균 3.4% 더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 의원은 “은행의 채권 관리 편의를 위해 두 달만 연체해도 집을 경매에 넘겨서 가족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은 야만적인 일"이라며 "은행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담보권 실행보다는 채권 유지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