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160개 소프트웨어사를 삼키는 이유는?
자본시장, AI가 이끌어...수십명 에널이 할 일 sw社가 5분에 해결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로보어드바이저로 대표되는 AI(인공지능) 기술이 금융산업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면서, 금융투자와 IT(정보기술)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IB(투자금융) 업계의 세계 최고 회사인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을 금융투자업과 연계시키기 위해 최근 2년간 160개의 IT 회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 전체의 30%가 IT 인력으로, 금융 분야 인력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금융투자업 규제의 바람직한 방향'을 주제로 8일 오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 부문 연구위원에 따르면 AI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퀀트, 리서치 분석, 인공지능 상담, 시장 감시 분야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IT 회사를 계속 사들이고 있는데 '켄쇼'(KENSHO)라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대표적이다.
켄쇼는 기업 공시, 회계정보, 뉴스, 중앙은행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발표되는 즉시, 이 정보들이 주가와 주가지수, 금리,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나아가 현시점에서 어떠한 투자전략을 짜야하는지,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즉각 제시한다.
이효섭 연구위원은 "지난 2013년 설립 초기에도 모건스탠리의 수십명의 에널리스트가 할 일을 켄쇼가 5분 만에 해서 큰 인기를 끌었다"며 "이에 골드만삭스가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켄쇼는 리서치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가령 '북한'이라는 뉴스가 나왔을 때 "북한 핵실험이 터지면 주가가 4% 오른다"와 같은 식의 리서치 보고서를 실시간으로 뽑아준다. 단지 원하는 키워드를 치면 보고서를 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AI는 최근 시장감시 기능도 수행한다. 시세조정, 내부자거래, 이상주문, 이상체결, 비정상주문을 파악하는 식이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사례를 짚어낸다.
AI는 고객의 결제, 송금, SNS상의 정보 등을 활용해 고객의 신용정보를 평가하는 기능까지 수행한다. 자본시장은 최근 다수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판매하는 공모 펀드중심에서 소수의 투자자를 모아 판매하는 사모 펀드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예컨대 크라우드펀딩 등을 위해 개인의 자본금을 모집할 때 개인의 자금 능력 등 신용정보가 믿을만 한지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해 졌기 때문이다.
반면 AI가 인력을 대체할 시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 연구위원은 "과연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간처럼 감정과 편의를 알아채고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재차 설명해 줄 수 있을지, 적합한 상품을 권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인공지능이 단기간에 더 높은 수익을 내는지에 대해 과도하게 주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단기간 사람보다 성과가 좋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단순한 수익률 비교 게임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화려하게 꽃 피기 전에 시장을 죽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