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자산운용사 두 곳 이상 경쟁할 수도..운용사 설립요건 완화 “소비자보호 숙제”
금융위 '자산운용사 인가 개선 방안' 내놔..1그룹 1자산운용사 폐지 등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금융위원회가 1그룹사의 1개 자산운용사 개설 원칙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등의 '자산운용사 인가 개선 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국내 금융투자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와 운용사들의 생존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금융위는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자산운용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전반을 재설계하는 방안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1그룹 1자산운용사 개설 원칙 단계적으로 폐지 ▲사모운용사의 공모펀드 운용사 전환 요건 완화 ▲종합자산운용사로의 전환 기회 확대(일임사 포함 5년 경력(1년 운용사)·수탁고가 3조원 이상이면 허용) 등이다.
그간 1개 그룹에서 원칙적으로 운용사를 1개만 보유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앞으로 한 회사에서 사모운용사에 한해 운용사를 여러개 보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에서 삼성자산운용 외 또다른 자산운용사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이전엔 사모펀드 자산운용사 가운데 충분한 업력과 평판이 좋은 회사에만 공모펀드 운용사 진입이 허용됐지만 앞으로는 일임사(1년 필수), 운용사 경력 합산 3년 요건만 해당되면 어디서나 공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더불어 그간 5조원 수탁고에 5년 경력을 갖춘 회사만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할 수 있었다면 현행부터는 수탁고가 5조원에서 3조원으로 완화된다. 또한 일임사(1년 운용사 경험 필수)도 5년 경력이 쌓이면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와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는 반가움과 우려 섞인 목소리를 함께 내놓고 있다.
■ "금융투자업 생태계 커지고 소비자 선택 범위 넓힐 것"
먼저 금융투자업 생태계 발전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제도 완화로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진출해 금융투자업 생태계가 커질 것이고 소비자들에게도 자신에게 잘 맞거나 강점을 가진 운용사 및 서비스를 고를 수 있는 선택 범위가 넓어질 것"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그간 금융투자산업 인허가 규제는 후진적이였다"며 미국이나 유럽은 규제가 덜하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해외의 '쁘띠끄'와 같은 사례가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환영했다. 쁘띠끄란 특별한 장점이나 투자 전략을 지닌 소형 자산운용사로 특정 계층 소비자나 특정 산업 섹터만을 분석해 운용하는 금융투자사를 말한다.
모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 역시 "신설 운용사여도 뚜렷한 운용 전략만 있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운용사 수가 더 많아짐으로써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과 포트폴리오는 다변화될 수 있는 이점이 생길 것"라고 말했다.
■ "투자자 보호 대책 따르고 운용사 차별화, 상품 다변화 필요"
반면 '소비자 보호'와 지나친 금융투자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짜는 것은 앞으로 자산운용사들이 짊어져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앞서 수익률이 낮고 운용액이 적은 소규모 펀드가 난립해 이러한 펀드를 정리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 역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어 그는 "개별 자산운용사는 운용사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는 데 따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문사가 많아지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쏠림에 따라 돈이 모일 수도 있지만 빠져나갈 때도 한꺼번에 빠져나가 투자자들의 손실이 극대화될 수 있어 상품 다변화는 필수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