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벼의 마누라’ 번개의 다른 이름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 정문주 옮김 | 더숲

2016-04-28     박세리 기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일본에서는 번개를 ‘벼의 마누라’라고 부른다. 어쩌다 붙게 됐을까.

일본어로 번개를 이나즈마(いなずま)라고 부른다. 이나즈마라는 말의 한자는 ‘벼 도(稻)에 아내 처(妻)’를 쓰는데 이유가 남다르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더숲.2014)에 따르면 질소는 작물에 꼭 필요한 영양분으로 인산, 칼륨과 함께 비료의 3대 요소다. 질소가 작물에 필요한 이유는 단백질을 만드는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식물은 단백질로 잎과 뿌리와 줄기를 만들어 몸을 성장시킨다.

질소는 공기의 약 80%를 차지하지만 식물 대부분은 공기 중의 질소를 직접 흡수할 수 없어 대기 중에서 흙에 녹아든 질소를 뿌리를 통해 흡수해야 한다. 대기 중의 질소가 흙에 흡수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번개의 방전작용인 것.

번개가 치면 공기 중의 질소가 물속에 몇 톤이나 녹아든다. 공기 중의 질소가 비에 녹아들면 그 물이 땅을 비옥하게 하고 그 덕분에 벼가 여문다. 그래서 번개를 벼의 마누라라고 한다. 물론 고대부터 사용한 이름이지만 옛사람들은 이런 과학적 원리를 몰랐을 것이다. 선인들의 오감과 경험이 만든 통찰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