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정조의 독서법-베껴쓰고 의견정리...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조선의 왕 이야기 (하)> 박문국 지음 | 소라주

2016-02-25     윤혜란 시민기자

[화이트 페이퍼] 오래될수록 좋은 것이 있다. 장은 묵을수록 좋다고 하고, 서양 속담에도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될수록 좋다’고 했다. 그럼 독서하는 맛은 어떨까?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조선의 왕 이야기(하)>에는 독서하는 맛을 논한 왕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로 조선의 22대 왕, 정조다.

책에 따르면, 정조는 세자 시절부터 학식이 뛰어났다. 깐깐한 영조에게 인정받을 정도였다. 할아버지인 영조의 학식이 신하들에게 밀리지 않았다면, 정조는 신하들에게 공부 좀 하라며 자주 면박을 줄 정도였다. 다음은 정조가 독서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정조가 신하들에게 물었다.

“요사이에 읽는 책이 어떠한 것이 있느냐?”

신하들이 답했다.

“바빠서 읽는 책이 없습니다.”

이에 정조는 신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일렀다.

“외물(外物)의 맛은 잠깐은 좋아할 만하지만 오래되면 반드시 싫증이 난다. 독서하는 맛은 오래될수록 더욱 좋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이처럼 독서하는 맛을 논한 정조. 책은 그의 독서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책을 한 번 베껴 쓴다. 다시 읽으면서 원본과 대조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의견을 정리하고, 다시 한 번 주석을 베껴 쓴다. 책을 완전히 외울 때까지 같은 작업을 수없이 반복한다. 결국 정조는 책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달달 외울 정도였다.

웃기지만, 문득 이런 광고 문구가 떠오른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만약 오늘날 정조가 독서에 관한 광고에 출연했다면, 감히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니들이 독서하는 맛을 아니?’

독서하는 맛, 맛본 사람만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