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삐딱이] ‘프로듀스 101’ 트레이너 6인방, 멘토의 의미를 아시나요?
[화이트페이퍼=박진희 기자] “나 욕나오게 하지 말고”, “지금 너 때문에 계속 다시 하는 거야”
고성이 오간다. 엠넷 ‘프로듀스 101’의 대사다. 대사라기 보다 실제다. 머쓱해진 제작진은 ‘욕나오게’를 ‘화나게’로 순화시켜 자막처리 한다. 이것이 카리스마라고 각종 매체에서 찬사가 쏟아졌지만 분명 비아냥이다. 멘토라 불리는 댄스 트레이너 배윤정의 입에서 거침 없는 질타가 쏟아진다(이것은 독설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막말보다 더 지독한 질타는 눈빛이다. 랩을 틀린 연습생을 바라보는 랩 트레이너 치타의 눈에는 무시와 경멸이 담겼다. 그것이 ‘쎈 언니’ 콘셉트라면 할 말 없겠다. 캐릭터화 시킨 탓이니 성공과 실패는 시청자들에게 달렸다. 연습생들의 배틀 무대를 바라보는 댄스트레이너 가희의 눈은 텅 비었다. 왜 거기 앉아 있는지 이유를 모르는 눈빛이다. 이런 시선을 어디까지나 삐딱한 비아냥이라고 치부해도 좋다. 적어도 필자가 본 프로듀스 101의 트레이너들은 그랬다.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오랜 기간에 걸쳐 조언과 도움을 베풀어 주는 유경험자를 일컬어 멘토라고 부른다.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트로이 전쟁에 출전하는 오디세우스를 언급해야 한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 일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그의 친구인 멘토에게 맡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년동안 멘토는 왕자의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이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의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프로듀스 101에는 6명의 트레이너군단이 있다. 전체적인 진행을 맡은 장근석, 보컬 트레이너 제아, 김성은, 댄스트레이너 배윤정, 가희, 랩트레이너 치타다. 적어도 프로듀스 101의 트레이너군단은 멘토 역할에는 부적합한 듯 보인다. 단순한 트레이너라고 하면 모를까. ‘경험이 있는 자’까지 동의 하겠지만 ‘지혜’와 ‘신뢰’ 측면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경험 또한 올바르고 풍부한 경험인지 혹은 미디어에 이름을 알린 자를 뜻하는지 조차 가늠 할 수 없다.
지난 시즌부터 자리를 내주었지만 엠넷 ‘슈퍼스타K’의 대표 멘토 이승철은 독설을 했다. 독설로 주목을 받았을 지언정 지원자들을 향한 눈길은 따뜻했다. 방향을 제시해 주는 가이드였지 일방적인 질타는 아니었다. 프로듀스 101 트레이너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독설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이미지’에 급급한 나머지 연습생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부재를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한다.
멘토로서의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SBS ‘K팝스타’의 심사위원 박진영도 그렇다. 오디션 지원자를 향해 경외의 시선과 박수, 때로는 눈물까지 보일 줄 아는 순수로 심사에 나선다. 그것이 다소 오버스러울 지라도. 오롯이 올바른 방향 제시를 위해서 단점과 장점을 짚어 줄 뿐 비아냥과 경멸은 찾아 볼 수 없다.
엠넷은 프로듀사 101을 유료플랫폼 기준 시청률 10%를 훌쩍 넘겼던 슈퍼스타K 시즌1~6까지의 시간대에 배치했다. 금요일 밤 11시다. 장담컨데 프로듀사 101은 슈퍼스타K의 아성을 넘지 못한다. 시청자조차 불편하게 하는 독설(언급했듯이 수준에도 못 미치는)이 계속되는 한 시청자 이탈은 계속 될 것이다. 프로그램에는 예능과 드라마를 막론하고 반전과 감동이 있어야 한다. 그 안에 인간 존중과 승리가 곁들여 있을 때 반전은 짜릿하고 감동은 배가된다. 꿈 꾸는 자들의 마음에 상처 내는 일은 짜릿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