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삐딱이] 쯔위 앞세운 JYP의 사과 영상, 비난의 화살을 따뜻한 애정으로 바꾸다
[화이트페이퍼=김동민 기자]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치색 논란으로 대만과 중국 사이에서 비난받던 쯔위였다. 이런 쯔위를 대하는 두 나라의 태도가 돌연 바뀌었다. 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는 15일 “전도양양한 중국의 미소녀를 얻게 됐다”며 “차후 쯔위를 향해 악성 댓글을 달 경우 용서치 않겠다”는 경고까지 덧붙였다. 이와 함께 ‘어린 소녀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는 동정 여론도 커졌다. 대만 젊은이들은 '쯔위의 굴욕'에 분노해 16일 열린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뒤이어 쯔위를 지지하는 거리 행진을 24일로 계획했다가 쯔위를 염려해 취소하기도 했다. JYP가 지난 15일 쯔위의 사과 영상을 공개한 뒤 이뤄진 일들이다.
쯔위가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일은 이미 더 이상 문젯거리가 아니다. 사건의 시발점이 된 중국 가수 황안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대만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해석해 오해를 일으켰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만 국기를 흔든다고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 없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에 SNS에 게재한 글과 사진 4900여 건을 삭제했다. 이제 남은 건 죄 없는 쯔위가 마녀사냥에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 뿐이다.
이 모든 일은 쯔위의 사과 영상이 중국과 대만 네티즌 사이에서 일파만파 퍼지면서 발생했다. 검은 옷을 입고 상기된 표정으로 사과문을 읽는 쯔위의 모습은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쯔위를 비난하던 많은 대중은 그가 ‘정치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16살짜리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곤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됐을지도 모른다. JYP가 쯔위를 앞세워 사과를 표명한 의도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쯔위의 사과 영상은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중국은 한류 콘텐츠 산업에 있어 가장 큰 시장이다. 특히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있어서는 더더욱 중요하다. JYP를 비롯한 연예기획사들의 목표는 분명하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야 하고 그 곳에서 가능한 한 많은 인기를 얻어야 한다. 때문에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의 입맛에 맞춰 기획된다. 이번 쯔위 논란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발생했다. 중국인들에게 민감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JYP 소속 가수들의 중국 활동은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중국 대중을 향한 JYP의 사과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지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피해자는 쯔위다. 동시에 최후의 승자가 된 것도 쯔위다. 쯔위의 상처에 대한 보상은 중국 대중이 그 이상으로 다시 그를 사랑하는 길 뿐이다. 쯔위는 ‘죄송하다’는 말 속에 ‘사랑해 달라’는 메시지를 담아 건넨 건 그 때문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이제 막 힘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