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속에서 맴도는 노래, '귀벌레' 퇴치법
<음악 본능>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 해나무 | 2015년
[화이트페이퍼=김진수기자] 노래방을 다녀온 다음 날에는 특정 노래가 귀에서 맴도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현상이다. 그런 노래를 뭐라고 부를까. 우리 말에는 마땅한 단어가 없다. 영어에도 그렇다. 그런데 독일어에서는 ‘귀벌레 Ohrwurm'이라고 한다. 17세기 독일에서는 ’귀속 애벌레 Ohrwegsraupe‘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흔히 책에 미친 사람을 일컫는 ’책벌레‘와 같은 류의 단어다.
이 같은 사실은 음악에 빠져드는 이유를 추적한 <음악 본능>(해나무. 2015)에 등장한다. 책은 뇌과학부터 진화생물학, 해부학, 음악학, 심리학, 교육학까지 동원해 그 비밀을 밝히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이 귀벌레(귀에 달라붙는 노래)를 만드는 공식을 안다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다. 그런데 책은 이와 관련된 특징을 전한다.
‣ 귀벌레는 노래 전체가 아니라 30초 내의 짧은 토막이다.
‣ 귀벌레의 멜로디는 대개 구조가 매우 단순하다. 동요는 귀벌레가 되기에 아주 적합하다.
‣ 귀벌레는 반복성을 띈다. 악구나 가사가 반복된다.
‣ 이런 단순성에도 불구하고 귀벌레는 흔히 ‘불일치’의 성격도 지녀서 음악적 예상을 깨뜨림으로써 청자의 관심을 끈다. (중략) -354쪽
책은 귀벌레 퇴치법도 소개한다. 하나는 귀벌레 곡을 끝까지 부르라는 것, 다른 하나는 다른 음악을 들으라는 것.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개인적으로 귀벌레로 꼽을 수 있는 곡을 하나를 소개했다. 1970년대에 히트한 바카라의 <그래요, 난 춤을 출 수 있어요 Yes sir, I Can Boogie)다. 그렇다. 이 노래는 중, 장년 층은 대부분 아는 노래인데 정말 귀벌레다. 한 번(혹은 서너번) 들으면 떨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