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노벨상 거절한 남편'을 시상대에 세운 아내의 전략
<협상의 신> 최철규 지음 | 한국경제신문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귀찮다는 이유로 노벨상을 거절한다면? 대단한 괴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사건으로 더 유명해진 이가 있으니 바로 물리학자 파인만 교수다.
1965년, 파인만 교수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벨상 재단에서 전화가 왔다.
“교수님, 정말 축하합니다. 상 받으러 오십시오”
그러자 파인만 교수가 말한다.
“됐어요. 상 받으려면 북유럽까지 오가느라 비행기를 열 시간이나 타야 하고, 일주일이란 시간을 써야 하는데…. 귀찮아요. 받지 않겠습니다.”
전화 건 재단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세계적인 상을 귀찮다는 이유로 단박에 거절했으니 말이다. 재단은 황당함에 이렇게 말한다.
“교수님, 죄송한데 노벨상 이거, 초등학교 우등상 아닙니다. 받으시면 국가의 영광입니다.”
교수의 대답은 역시 “됐습니다. 귀찮아요.”였다. 승강이를 벌이던 재단은 마지막 수단으로 협박을 선택한다.
“자꾸 이러시면 교수님 때문에 다른 미국 후보들한테 불이익이 갈 수도 있습니다.”
협박에도 불구하고 교수는 요지부동이다. 교수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재단은 상대를 설득하는 협상에 실패한다. 귀찮다는 이유로 물리학상을 거절하는 괴짜 교수를 한 마디로 설득한 사람은 아내였다.
“여보, 가기 싫으면 가지 마세요. 그런데 이걸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번에 당신이 상을 거부하면, 인류 역사를 통틀어 자발적으로 노벨상을 거부한 최초의 인물이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누가 당신에게 관심을 가질까요?”
답은 기자들이다.
오가는 여정의 귀찮음보다 교수에겐 유명세가 더 기함할 일이다. 떼로 몰려들 기자들을 생각하면 선택은 하나다.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노벨상을 거절한 파인만 교수도 신기하지만, 그런 교수를 한 마디로 시상대에 세운 아내의 전략이야말로 노련한 협상가의 모습이다. 실제적 협상 전략을 보여준 <협상의 신>(한국경제신문사.2015)에 등장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