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문학의 왕국에 복면 쓰고 나타난 세 자매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 에두아르노 갈레아노 지음 | 조구호 옮김 | 책보세

2016-01-06     정미경 기자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1847년 소설 세 권이 영국 독자들을 감동시킨다. 작가는 영국 성공회 사제 패트릭 브론테신부와 마리아 브랜웰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매였다. 그녀들은 모두 남자의 필명을 사용해 작품 활동을 했던 것.

“엘리스 벨의 <폭풍의 언덕>은 격정과 복수의 파괴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액톤 벨의 <애그니스 그레이>는 가족제도의 위선을 까발린다. 커러 벨의 <제인 에어>는 독립적인 한 여자의 용기를 찬양한다.

이들 작품의 작가들이 여자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벨’ 형제가 실은 ‘브론테’ 자매였던 것이다.

연약한 처녀들인 에밀리, 앤, 샬럿은 요크셔의 황무지에 있는 외딴 마을에서 시와 소설을 쓰면서 고독을 이겨낸다. 문학의 남성적인 왕국에 침입한 세 자매는 비평가들이 그녀들의 무모함을 묵인해주도록 남자의 탈을 쓴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그녀들의 작품을 혹평했다. “거칠고, 투박하고, 잡스럽고, 야만적이고, 잔인하고, 음란하고….” (p.323)

판에 박힌 기존의 ‘역사’에서는 말해주지 않는 또 하나의 역사책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책보세. 2010)에 소개된 이야기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되고 핍박받은 사람들의 역사다.

책에 따르면 첫째 샬럿은 커러 벨로, 둘째 에밀리는 앨리스 벨로, 셋째 앤은 액톤 벨이라는 남자의 필명을 썼다. 19세기에도 문학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여성들은 필명을 사용해야 했다니 여성들에게 얼마나 힘든 시절이었는지 상상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