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모기, 들끓는 바퀴벌레 '인간의 자업자득'

<동물 인문학> 박병상 글 / 이상북스

2015-12-29     박세리 기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환경(environments)’과 ‘생태(ecology)’에 담긴 개념은 다르다. 환경은 인간을 중심으로 자연을 정의한다. 이에 반해 생태는 인간과 생물이 공존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동물 인문학>(이상북스.2015)은 이처럼 ‘생태’의 관점에서 자연을 살피며 인간에 대한 인문적 성찰을 던지는 책이다.

이를테면 한겨울까지 극성인 모기는 인간에게는 해충이지만, 에너지 과소비가 만든 자업자득의 결과다. 예전에는 계절을 잃은 ‘지하집모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질병이 돌면 양계장의 닭들은 살처분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삶과 휴식이 보장된 마당의 닭들은 큰 피해를 입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바퀴벌레를 두고 펼치는 논지도 다르지 않다. 열대성 곤충인 바퀴가 아파트 단지를 석권한 까닭도 바퀴의 번식력이 아니라, 인간이 무서운 번식력을 지탱해줄 만큼의 환경을 제공해서다. 열대지방 못지않은 따뜻한 온도와 곳곳에 음식물 찌꺼기가 보장되는 환경이니 번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결국 인간 중심으로 자연을 재화로만 여긴 탓이다.

책에 따르면 많은 생태학자가 지금을 ‘제6의 멸종’에 접어든 시대라고 경고한다. 생물이 지구에 등장한 지 38억 년 이래 최근 명졸 속도는 5만 배 이상 높아졌다. ‘제6의 멸종’의 주역은 인간이다.

이처럼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생태계를 돌아보며 사람에 의해 참담하게 쫓겨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2항목으로 나누어 해안, 갯벌, 4대강, 도시 주거지 등 동물들이 우리 조상과 어떻게 공생해왔는지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인간과 생태가 공존할 때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자연의 역습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