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혼탁한 세태를 떠올리게 하는 '화살과 솥 메타포'

<일침> 정민 글 / 김영사

2015-12-07     박세리 기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혼탁한 요즘 세태를 풍자하는 한자성어가 있다. '거전보과(鋸箭補鍋)'라는 단어다. 

어떤 사람이 화살을 맞았다. 화살이 꽂힌 채 외과 의사에게 갔다. 의사는 톱으로 드러난 화살대를 자른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자, 됐소!” 그러자 환자는 “화살촉은요?” 되묻는다. 그러자 의사는 거기서부터는 내과 소관이라 답한다. 이른바 거전鋸箭이다. 한자풀이 그대로 화살 톱질하기로 절대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 묘법은 땜장이의 이야기다. 가마솥에 작은 구멍이 났다. 땜장이는 녹을 벗긴다며 망치로 살살 두드려 작은 구멍을 더 크게 만든다. 그리고 고객에게 외친다. “이것 봐요! 하마터면 새 솥을 사야 할 뻔했어요!” 구멍을 잔뜩 키워 놓고서야 땜질을 해 준다. 가마솥의 주인은 연신 고맙다며 비싼 값을 치른다. 이것이 보과補鍋, 즉 솥 땜질의 요령이다. 문제를 키운다. 그러고 나서 해결해 고맙단 말을 듣고 돈도 더 많이 받는다.

정민 교수가 마음과 세상에 대한 사유를 사자성어로 보여준 <일침>(김영사.2012)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시늉만 하고 책임질 일은 절대 하지 않으며 돈에 눈이 멀어 사실을 부풀리는 현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화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