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불 날때 물 뿌리면 더 큰 화재난다

<물리로 이루어진 세상> 장미셸 코르티‧에두아르 키에클릭 글 안수연 옮김 / 에코리브르

2015-11-24     박세리 기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일생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물리학으로 쉽게 풀이한 <물리로 이루어진 세상>(에코리브르.2008)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 가운데 화재 시 물이 오히려 더 큰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이른바 ‘플래시오버(flashover)’ 현상이다.

일반적 상식으론 화재 시 가연성 물질과 조연성 물질 그리고 열 중 한 가지 요소만 부족해도 연소가 중단된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는 열과 연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해 불이 확산되면서 갑자기 성질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책에 따르면 방 안에서 불이 번질 때 온도가 높아지면서 열에 노출된 물건들이 적외선 복사로 방 곳곳에 에너지를 전달한다. 열분해로 연기나 뜨거운 가연성 가스가 방출되면 천장 아래 쌓여 온도는 섭씨 300도에 이른다. 이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 가스들이 불타오르면 온도는 섭씨 500도까지 오르는데 이때 플래시오버 현상이 일어난다.

주의할 점은 물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왜일까. 물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뜨거운 증기가 너무 많이 만들어져 연기와 가연성 가스들이 함께 방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 연기와 가스는 선선한 공기를 만나면 즉시 타오르게 된다.

책은 전소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물을 조금씩 단속적으로 여기저기 뿜어 가스를 냉각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적은 양의 물은 벽이나 바닥에 닿기도 전에 증발하기 때문에 화재 지역의 가스 온도를 떨어뜨리는 원리다.

이렇게 냉각된 가스는 압축되어 생성된 증기를 전반적으로 상쇄하고 주변의 뜨거운 가스가 흡착되어 전체 공간의 압력이 낮아진다. 뜨거운 가스가 빠져나가면 외부로 불길을 번지는 것을 막고 최선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35쪽~37쪽 중에서

물은 불을 끄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외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책은 이 밖에 공항의 보안용 금속 탐지 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바이올린에 숨겨진 물리학의 원리가 무엇인지 등 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물리학을 재해석해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