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오지랖 넓다의 본래 뜻은?...우리말 알고쓰기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글 / 서해문집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 한글은 만들어진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그래서일까 안타깝게도 사라져 가고 있는 아름다운 옛말이 많다. 다시 살려 쓰면 좋을 어휘와 이를 아름다운 문장에 담아낸 명문장들이 궁금하다면 책 <우리말 풀이사전>(서해문집.2008)을 권한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뜻으로도 쓰이는 단어가 있다. 먼저 책에 소개된 ‘메밀꽃’이라는 단어를 살펴보자.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는 가을 달빛 아래 하얗게 펼쳐진 메밀꽃의 정취가 물씬 묻어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말 그대로 ‘메밀의 꽃’이다. 그런데 이 말을 바닷가에 사는 어부들은 어떤 현상을 보며 사용한다.
“쪽빛 하늘에는 갈매기가 날고, 그 아래 끝없이 펼쳐진 잔잔한 수면 위로 간간이 하얀 메밀꽃이 일고 있었다.” -90쪽
파도가 일었을 때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물보라를 뿌리며 하얀 거품이 일어나는 것을 ‘메밀꽃 일다’라고 한다고. 바다에서는 파도의 거품이 메밀꽃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애틋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도 있다.
‘사위다’는 ‘불이 다 타고 사그라져 재가 되다’라는 뜻이다. 불을 붙이는 것을 ‘사르다’라고 하는데 이를 문학 작품에서 사람의 애틋한 마음을 표현할 때 종종 등장한다. 애가 끓고 속이 타는 심정을 표현할 때 이렇게 쓴다.
“희디희게 사위어가며 사랑을 할 것이다.” -117쪽, 박두진 <새들의 사랑> 재인용.
‘오지랖이 넓다’는 지금도 종종 쓰는 말이다. 주제넘게 간섭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인데 책에 따르면 본래 오지랖은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이다. 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몸이나 다른 옷을 넓게 겹으로 감싸게 된다.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 본래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가슴이 넓다는 말이다.
즉 남을 배려하고 감싸는 마음의 폭이 넓다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이런 점에서 본다면 오지랖이 넓은 것이 미덕이라 말한다. 다만 그것이 지나쳐서 남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귀찮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때 이를 경계하여 ‘오지랖이 넓다’고 한다는 것. 오지랖과 관련한 명문장은 사회의 일면을 담는다.
“오늘날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오지랖이 넓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제 몸과 관계없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눈길도 주지 않는 세태가 더 문제다. 오히려 사람들이 오지랖이 너무 좁다는 데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367쪽
책은 우리 옛말 가운데 일상적으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말 600여 개를 선정했다. 그 뜻과 어원을 자세하게 풀어썼고, 그 말을 소설이나 수필, 기사문 따위에서 어떻게 살려 쓸 수 있는지 생생한 예문을 통해 보여준다. 사전이라는 속성상 가독성이 떨어질 만도 한데 비교적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힌다. 글쓰기와 관련된 직종 종사자들이 한 번쯤 정독하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