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페루 인디언들은 모두 같은 혈액형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우리는 한 사람의 성격분석을 위해 혈액형을 자주 이용한다. 각 혈액형의 특징에 대해 듣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다소 비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A형, B형, O형, AB형 각 혈액형의 사람들은 모두 성격이 같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서커스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서커스단을 이끄는 남자가 관객 중의 한 사람을 선택합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하지요. “당신은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지만, 때로는 혼자 있고 싶고 외로워하며 내성적입니다.”
선택되었던 관객은 깜짝 놀랍니다. 어떻게 자신을 그렇게 잘 알 수 있는가, 감탄을 하지요. 나머지 관객들도 그의 신통력에 놀랍니다.
다시 한 번 냉정하게 생각해 볼까요? 세상에는 외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없고 내성적이기만 한 사람도 없으며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없답니다. 외향적인 사람 안에는 내성적인 면이 숨어 있고, 내성적인 사람에게도 외향적인 면모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애매한 표현에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그 남자의 서커스는 늘 호황을 이루었지요.
두루뭉술한 표현에도 감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적극 활용했던 그 사람은 19세기 말 서커스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P.T. 바넘입니다. 그래서 혈액형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것처럼, 아주 일반적인 정보인데도 자신만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을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합니다.
페루 인디언들은 혈액형이 모두 다 같다고 합니다. 그들이 모두 O형이라고 해서 같은 성격이나 같은 운명을 갖는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그 사람이 A형이라서 그래, O형이라면 그러지 않았을 거야” 하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바넘 효과를 이야기하다 보면, 사람은 원래 긍정적인 존재일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바넘 효과가 자기 합리화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긍정적인 자기 변화와 믿음으로 작동할 수도 있으니까요. 때론 모든 정보를 나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 (P.190~P.191)
방송작가 김미라 작가의 <오늘의 오프닝>(페이퍼스토리. 2013)에 소개된 이 이야기는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다. 몇 가지의 사실들을 가지고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오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