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글 쓰다 스트레스 쌓이면... 작가들의 '필독(筆毒)' 해소법

2015-11-04     정미경 기자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모든 직업에는 스트레스가 있게 마련이다. 글을 쓰는 일이 직업인 사람들은 ‘필독(筆毒)’이라는 게 쌓인다. 이것을 푸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작가들은 어떨까. 문필가라면 <조용헌의 소설 1>(랜덤하우스코리아. 2007)에서 들려주는 몇몇 작가들의 이야기를 참고할 만 하다.

“(소설가) 윤대녕의 ‘필독 해소법’은 바다낚시다.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밀물과 썰물의 흐름을 타다 보면 굳어 버린 마음과 몸이 풀린다고 한다. 생선회도 활력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2년 반 동안 제주도에서 살았다.

소설가 황석영. 그는 타고난 강골이라서 여간해서는 필독에 시달리지 않지만, 푸는 방법은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1980년대 초 신문에다 수년 동안 ‘장길산’을 연재할 때의 일화가 유명하다. 트럭에다가 신문 연재에 필요한 자료를 몽땅 싣고 전국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원고를 썼다. 한 장소에서만 머물며 쓰면 답답하기도 하고 생각도 잘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료였다. 그때만 해도 인터넷이 없을 때라서 자료 뭉치를 트럭에다 직접 싣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황석영이 좋아하는 보양식은 가물치탕이다.

최인호의 필독 해소법은 등산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청계산을 오른다.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등산만 한 운동이 없다. 생각을 가지런히 정리해 줄 뿐만 아니라 머리로 올라간 상기증(上氣症)을 내려 주기 때문이다.

조정래는 운동하는 방법보다는 죽염을 자주 먹는다고 들었다. 죽염 중에서도 약간 붉은빛이 도는 ‘자수정 죽염’이라는 게 있는데, 이걸 먹으면 컨디션 회복에 좋다는 것이다. 자기 체질에 맞는 음식이나 보양식을 발견하는 일도 중요한 것 같다.

한승원은 전남 장흥에서 ‘해산토굴’을 지어 놓고 산다. 해산토굴 앞으로는 고흥반도가 건너다보이는 ‘득량만’이 보이는데, 이 득량만 주위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슴이 풀린다고 한다. 차, 포도주, 생선회가 그의 3대 보양식이다.

조용헌은 네다섯 시간 등산 후에, 암반이 깔린 암자에서 푹 자면서 ‘바위발’을 받는 방법을 쓴다.” (p.102~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