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담합 공정위 ‘솜방망이' 처벌 또 도마 위에

턱없이 낮은 과징금에 입찰참가 제한 규정도 허술

2015-04-17     유수환 기자

[화이트페이퍼=유수환 기자]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건설사 담합행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SK건설 등 4개 건설사의 담합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과징금만 부과하고 사건을 종결하자 검찰총장이 직접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했다. 공정위의 담합처벌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검찰까지 나선 것.

검찰총장이 직접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한 전례는 없다. 검찰이 공정위의 ‘건설사 봐주기’에 제동을 건 셈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4개 건설사를 고발했고 검찰을 수사에 나섰다. 이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당시 전무 김모 (61)씨와 금광기업 대표이사 고모 (58)씨가 담합에 가담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가 없었다면 자칫 묻혀버릴 수 있는 사안이었다.

공정위의 '건설사 봐주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지난 5년간 건설사 부당공동행위 적발현황'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지난 5년간 담합행위로 인해 총 960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하지만 건설사의 담합행위로 인한 증가한 매출은 총 51조8000억원에 이른다. 상위 빅7 건설사는 총 54건의 담합사건에 참여해 23조9000억원의 관련 매출을 올렸다. 담합으로 벌어 들인 돈에 비하면 과징금은 턱없이 적은 셈.

건설사의 (담합행위로 인한) 매출액 대비에 비해 과징금이 적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정위의 담합처벌에 대해) “공정위는 당연히 취해야 할 직무를 다하지 않았으며 이는 직무유기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국가계약법은 매출액 대비 10%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부과되는 과징금은 이보다 낮거나 면제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지만 규정대로 했다”며 “사업장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과징금이 너무 많다는 주장도 있어 반영한 부분도 있다”고 토로했다.

과징금 뿐 아니라 담합 건설사에 대한 입찰참가제한 처벌 역시 논란거리다. 건설사의 담합이 적발되면 5년간 공공공사 입찰이 금지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입찰금지 시점이 제재를 받은 때부터가 아니라 규정을 위반한 시점부터라는 점이다.

예컨대 2011년 1월에 저지른 담합행위가 2014년 12월에 적발되면 2016년 2월부터는 입찰참가가 가능해진다. 적발시점으로 계산하면 2020년 1월까지 입찰을 참여할 수 없다. 담합 후 5년이 지나 적발되면 아예 입찰제한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경제장관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국가계약법 개정 논의가 나왔다”며 “만약 개정안이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