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증시 요동···롤러코스터 계속"

서울대 특강서 반도체주 급락 언급 "과잉 유동성에 작은 충격도 증폭"

2026-11-06     김성지 기자
최태원

[화이트페이퍼=김성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 나타난 증시 변동성과 관련해 과잉 유동성에 따른 자금 쏠림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대규모 자금이 집중되면서 작은 충격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앞으로도 여러 차례 반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서울대 특강에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 계열사에 미칠 영향을 묻는 학생의 질문에 최 회장은 "중간선거 하나에도 시장이 와장창 반응하는 상황이 계속 생긴다"며 "롤러코스터가 계속된다는 걸 머릿속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선거가 어떻게 됐든 '우리와 무슨 관계냐'고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오늘 주가가 많이 떨어진 걸로 봐서는 중간선거 결과가 반도체에 별로 좋지 않았다고 시장이 평가한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아무리 이야기해 봐야 별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이 불안을 이렇게 드러내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텍사스와 조지아 등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역의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AI 인프라 확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현지시각 4일 엔비디아 주가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각각 3.1%가량 하락했고 국내 반도체주도 급락한 채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은 작은 신호에도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배경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과잉 유동성을 지목했다. 그는 "코로나19 시절 돈이 많이 풀렸고 그 돈이 AI로 너무 많이 들어갔다"며 "충격은 작은데 유동성이 커지니 그 충격을 계속 증폭시킨다. 그래서 롤러코스터 시장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는데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겠다"며 "오늘 주가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봐서는 전력, 반도체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 것 같다. 사람들이 이렇게 불안을 드러내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조정이 들어오면 혼란이 생기고 너무 많이 올라간 만큼 너무 많이 빠지기도 한다"며 "이런 롤러코스터 장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당시 투자 발표를 하겠다고 한 게 2100조 원이었다. 과거에는 200조 원만 투자해도 엄청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10배가 넘어갔다"며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고 돈의 크기와 개념도 너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이 게임에 들어와 있다. 우리도 이렇게 베팅하지 않고서는 쫓아갈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서울대 경제학부 재학생 등 45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이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들과 만난 것은 2022년 4월 강연 이후 약 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