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소득·사적연금에도 건보료 부과 검토

건보공단, 국회 제출 업무보고서 '미부과 소득 보험료 부과' 명시 일용근로·금융상품 수익·사적연금 등 부과 사각지대 검토

2026-11-04     김성지 기자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성지 기자] 세금은 부과되지만 건강보험료 산정에서 제외됐던 일용근로소득과 일부 금융·연금소득 등 분리과세에 보험료를 매기는 방안이 검토된다. 세금을 납부하는 소득임에도 과세 방식에 따라 건보료 부과 여부가 달라지는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주요 업무 추진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 과제로 '미부과(분리과세)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 추진'을 공식 보고했다.

분리과세 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세금을 부과하는 소득이다. 일정 세율로 세금을 원천징수하면 납세 의무가 끝나는 방식으로, 현재 건강보험료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을 중심으로 부과되며 분리과세 소득은 일부만 반영되고 있다.

세법상 분리과세 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원천징수 등으로 납세 의무가 종결된다.

건보공단은 분리과세 주택임대소득 연 2000만 원 이하나 연 1000만 원을 초과한 금융소득(이자·배당) 등 일부 항목에만 제한적으로 건보료를 매기고 있어 대다수 분리과세 소득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표적 사각지대로 지목된 항목은 '일용근로소득'이다. 소득세법상 일용근로소득은 일당 15만 원을 공제한 뒤 최저세율(6%)로 세금을 원천징수하며 끝난다. 국세청에는 매월 소득 지급명세서가 제출되지만 지역건보료 산정 기준에서는 누락된다.

이로 인해 여러 현장을 오가며 연 수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고소득 일용직이 가족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보료를 내지 않는다는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정기적인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가입자와 비교하면 실제 소득 수준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상품과 사적연금 등 자산 관련 소득도 검토 대상이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분리과세되는 하이일드펀드 배당소득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 초과 수익 등은 정책적 세제 혜택이 적용되지만 건보료 부과에 필요한 자료 확보와 법적 근거 등의 문제로 현재 보험료 산정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사적연금에서 발생하는 분리과세 연금소득이나 원고료·자문료 등 분리과세 대상 기타소득은 일반적인 종합소득과 달리 건강보험료 부과에 반영되지 않는 영역으로 분류돼 건보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건보공단은 과세 대상이면서 보험료는 부과되지 않는 소득이 남아 있는 상황이 소득 중심 부과체계의 형평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급여가 투명하게 파악되는 직장가입자와 일부 분리과세 소득을 얻는 가입자 간 부담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건보공단은 직장인의 근로소득과의 형평성을 맞추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리과세 소득에 대한 부과 확대와 소득정산 제도 개선을 통해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