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은행 3분기 성적표…연임 심사 앞둔 두 행장
나란히 1조원대 분기 순이익…순이자마진은 하락, 연체율 상승 자산은 기업대출 중심 성장…당국, CEO 선임 공정성·투명성 강조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3분기 성적표가 나란히 공개됐다.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모두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경영 현황에 관심이 모인다. 두 은행 모두 순이익은 늘었지만 연체율이 오르고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다.
26일 각 금융지주의 IR 자료 등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1조1946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7.5% 늘었다. 우리은행은 1조276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2.1%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하나은행 3조3157억 원(5.8%), 우리은행 2조4006억 원(4.7%)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두 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 격차는 9151억 원이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하나은행이 3조7475억 원, 우리은행이 2조5896억 원으로 1조1579억 원 차이가 났다. 3분기만 보면 1670억 원 차이로, 우리은행이 이번 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간격을 좁힌 모습이다.
두 행장의 취임 첫해 성적은 엇갈렸다. 하나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보다 11.7% 늘어 역대 최대였던 반면 우리은행은 2024년 3조394억 원에서 14.8% 줄었다.
올해 9월 말 연체율은 두 은행 모두 상승했는데, 하나은행의 오름폭이 더 컸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51%로 작년 말 0.32%에서 0.19%포인트(p)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0.34%에서 0.46%로 0.12%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하나은행이 0.35%에서 0.48%로, 우리은행이 0.31%에서 0.38%로 높아져 자산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약화됐다. 3분기 두 은행 건전성 지표에는 지난 2분기 중앙미디어그룹의 기업회생 신청 등도 영향을 미쳤다.
강재신 하나금융 리스크부문장(CRO)은 지난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NPL 자산 매각 시장의 위축으로 충분한 고정이하자산 매각이 3분기까지 부족했다"며 "매각을 통해서 커버리지 비율을 4분기에 정상적인 세 자릿수 숫자로 커버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도 상승한 가운데 마진 하락폭은 우리은행이 더 컸다. 3분기 NIM은 1.43%로 전분기보다 0.07%p 떨어졌다. 하나은행도 1.57%로 0.04%p 내렸지만 하락폭은 우리은행의 절반 수준이다. 작년 연간 NIM(하나 1.49%, 우리 1.46%)에 비해서는 차이가 0.14%p로 확대됐다.
곽성민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같은 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리은행의 경우 CD 연동 대출 비중이 70%로 굉장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단순히 조달 금리 상승뿐만 아니라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된 영향이 3분기에 컸다"고 말했다.
대출자산은 두 은행 모두 올해 들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9월 말 원화대출 잔액은 하나은행이 약 333조 원, 우리은행이 313조 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나란히 4%대(4.7%, 4.1%) 증가율을 보였다.
기업대출 구성면에서는 잔액 증감이 엇갈려 하나은행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동반 성장한 데 반해 우리은행은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했다. 9월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우리은행이 약 64조 원, 하나은행이 약 34조 원이며 중기 대출 잔액은 하나은행이 약 150조 원, 우리은행이 124조 원이다.
우리은행 측은 대기업 대출을 '올인 마진' 전략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외환 수수료나 기타 수수료, IB 부문 수수료 등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799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7% 줄었다. 유가증권 평가손실과 증시 변동성에 따른 자본시장 관련 수수료 감소가 주원인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작년 말 연 2.95%에서 지난 23일 3.80%로 0.85%p 상승했다.
하나은행도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이 87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늘었으나 같은 기간 매매평가익이 8940억 원으로 13.7% 감소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작년 1월 취임해 오는 12월 31일 첫 임기가 끝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달 30일 각각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은행장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은행 등 6개 자회사 CEO 후보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이어 12월 초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다. 우리금융은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경영성과 점검 절차를 신설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경영 실적만이 은행장 연임을 좌우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이호성 행장과 정진완 행장은 지난 19일 5대 은행장(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이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임의 평가 기준이 실적인지 내부 관리인지 또는 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인지를 묻는 질의에서 내부 관리에 손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연말 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절차와 관련해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준수를 거듭 당부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금감원 부원장 회의에서 최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된 금융지주 자회사 CEO 경영승계절차와 관련해 "후보군 선정·검증·평가에 이르는 전체 과정이 사전에 마련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