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 없애려 애쓰기보다 다루는 법 배워야"

신간 '예민한 뇌 사용설명서'에서 말하는 예민함 대응법

2026-10-07     임채연 기자
박수현

[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세상의 정보를 남들보다 세밀하게 받아들이고 깊게 처리하는 기질적 특성." 신간 '예민한 뇌 사용설명서'의 저자 박수현 원장의 예민함에 대한 설명이다. 

'예민한 뇌 사용설명서'는 예민함의 원인을 이해하고 그 특성을 일상에서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예민한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다른 사람이 지나치는 정보를 많이 받아들인다. 카페에서도 옆 테이블의 대화, 커피 머신 소리, 조명의 밝기와 냄새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사람을 만날 때도 말의 내용뿐 아니라 표정과 말투의 미묘한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린다.

문제는 그만큼 뇌가 처리해야 할 정보도 많다는 점이다.

박 원장은 이를 “스마트폰 화면을 꺼놓았는데도 백그라운드에서 여러 앱이 계속 실행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별일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하루가 끝나면 녹초가 되는 이유다.

심한 피로를 모두 예민함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피로가 오래 지속된다면 빈혈이나 갑상선질환, 수면장애, 우울·불안 등 다른 원인이 없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민함은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상대의 표정과 감정을 빨리 읽는 사람은 공감 능력이 뛰어난 반면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쉽게 소진될 수 있다.

박 원장은 공감과 감정적 동화를 ‘비 오는 날’에 비유한다. 공감은 창문 안에서 상대가 비를 맞고 있음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다. 반면 감정에 휩쓸리는 것은 자신도 밖으로 나가 함께 비를 맞는 것과 같다.

상대방의 반응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부탁을 거절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실제로 거절하기도 전에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라며 상대의 실망을 먼저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공감→거절→대안’의 세 단계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상대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뜻을 전하되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분명히 거절하고, 가능하다면 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람을 피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대신 인간관계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책에서는 이를 ‘사교 예산’이라고 표현한다. 중요한 모임이 많은 주에는 다른 약속을 줄이고, 큰 모임 다음 날에는 회복할 시간을 확보하는 식이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끄러운 자리보다 친한 사람 한두 명을 조용히 만나는 것이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생활습관에서도 핵심은 ‘자극의 총량’을 줄이는 것이다. 하루 종일 많은 자극을 받은 뒤 집에서도 숏폼 영상이나 SNS를 계속 보고 늦게까지 밝은 화면을 접한다면 신경계가 쉴 시간이 줄어든다. 수면 전에는 빛과 소음을 줄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늦은 시간의 커피를 줄이고, 운동 역시 무리하기보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부터 시작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예민함은 약점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은 미세한 소리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감정에 민감한 사람은 타인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디테일에 민감한 사람은 글쓰기나 디자인, 연구처럼 세밀한 관찰이 필요한 분야에서 남들이 지나치는 부분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에 박 원장은 질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나는 왜 이것도 못 견디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남들보다 잘 알아차리지?”라고 묻는 것이다.

예민함을 없애는 게 아니라 예민한 나를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며 “어떤 자극에서 쉽게 지치는지 알고, 필요할 때 거절하고, 충분히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현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예민함과 스트레스, 마음 건강 등에 관한 정보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