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유독 예민할까'...작동원리 알면 고민 끝
구독자 12만 명 유튜브 운영 한의사 박수현 "신경계 과부하 때문"...효과적 치유 훈련법 제시
[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회의가 끝나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점심을 먹으러 간다. 하지만 유독 혼자 녹초가 되는 사람이 있다. 회의 중 오간 말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상사의 무심한 한마디도 자꾸 마음에 걸린다. 옆자리에서 들리는 전화 통화와 키보드 소리, 밝은 조명까지 신경을 건드린다.
퇴근하면 그제야 긴장이 풀리는 듯하지만 몸은 오히려 더 힘들어진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도 한다. 피곤해서 일찍 누웠는데도 낮에 있었던 일들이 떠올라 쉽게 잠들지 못한다. 다음 날 아침에는 충분히 자지 못한 탓에 다시 피곤하다.
주변에서는 말한다.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마.”
하지만 정말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 것일까.
신간 <예민한 뇌 사용 설명서>(지식오름)는 그 원인을 ‘의지’나 ‘성격’만의 문제로 돌리지 않고 뇌와 자율신경계의 작동 방식에서도 살펴본다. 특히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HSP(고감각자)와 자율신경계 과부하로 피로를 겪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자율신경 기능 이상 환자들을 진료해 온 한의사다. 임상 경험과 HSP 연구, 자율신경 의학을 토대로 감각이 예민한 사람의 뇌와 신경계가 외부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설명한다.
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예민함’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저자는 예민함을 고쳐야 할 병이나 성격적 결함이 아니라 하나의 ‘신경생리학적 특성’으로 본다. 문제는 예민함 자체가 아니라 지속적인 자극과 스트레스로 신경계가 과부하 상태에 빠지는 데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법 역시 “마음을 편하게 먹어라”와 같은 심리적 조언에 머물지 않는다. 과도한 자극으로 지친 뇌와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회복시키는 구체적인 훈련법을 제시한다. ‘치료받는 사람’에 머무르기보다 자신의 신경계가 어떤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고 스스로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돕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저자 박수현은 구독자 12만 명 규모의 유튜브 채널과 임상 현장을 통해 관련 내용을 꾸준히 소개해 왔다. 책에는 이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회복 방법을 담았다.
<예민한 뇌 사용 설명서>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왜 나는 남들보다 더 지치고, 더 아프고, 더 오래 회복될까?”
책은 그 답을 개인의 나약함에서 찾는 대신, 남들과 조금 다르게 자극을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예민한 뇌’의 작동 방식에서 찾아보자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