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삼성·SK하이닉스에 美 공장 압박…마이크론 375조 투자로 판 흔든다

마이크론 뉴욕 팹 행사서 “경쟁사도 결국 따라올 것” 발언 2035년까지 美 D램 40% 생산 목표…반도체주도 동반 강세

2026-07-10     김혜인 기자

[화이트페이퍼=김혜인 기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이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놓은 자리에서 나온 발언으로 미국 반도체 제조 확대 기조가 한국 메모리 기업으로도 향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미국 뉴욕주 클레이 타운에서 열린 마이크론 팹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의 두 메모리 업체와 관련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뜻을 직접 드러냈다. 그는 "나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 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며 "마이크론이 앞장서고 있으니 경쟁자들은 질투심을 느낄 것이고 결국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 내 투자와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조하며 마이크론의 공장 건설에도 힘을 실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훌륭한 기업과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이들을 보호하고자 한다"며 "마이크론이 가능한 한 빨리 공장을 짓기를 바라는 것이 내 견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이 사업을 영위해야 할 곳은 바로 미국임을 분명히 밝혔으며 세계가 이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거점을 키우기 위한 투자 규모를 2035년까지 25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대상에는 뉴욕 팹 건설과 아이다호·버지니아주 팹 확장 비용이 포함됐다. 회사는 뉴욕 팹의 첫 콘크리트 타설도 기존 일정보다 한 분기 이상 앞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워드

마이크론은 이번 투자로 자사 D램 생산의 40%를 미국에서 담당하겠다는 목표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회사는 투자 효과로 미국 전역에서 9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말까지 전 세계 반도체의 40%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마이크론도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마이크론의 투자 계획은 기존보다 여러 차례 커졌다. 회사는 당초 미국에 170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이후 투자 규모를 2000억달러로 높였고 이번 발표를 통해 다시 500억달러를 추가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최대 30억달러를 더 투자할 방침도 밝혔다.

특히 마이크론은 공급망 투자 가운데 5억달러를 대만 글로벌웨이퍼스의 텍사스주 웨이퍼 제조시설 확장에 지원하기로 했다. 양사는 10년 장기 공급 계약도 맺을 예정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 "미국이 건국 2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데이터와 메모리는 현대 경제의 초석이 됐다"며 "이러한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미국 내 투자 규모를 2035년까지 25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애플이 반도체 가격 급등에 대응해 중국 창신메모리와 양쯔메모리를 공급 업체에 추가하는 방안을 승인할지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마이크론의 발표 시점이 SK하이닉스의 10일 나스닥 ADR 상장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됐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약 265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 발표 이후 반도체주는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론 주가는 장중 한때 9% 넘게 올랐고 이후 상승 폭을 줄여 전 거래일보다 4.5% 오른 991.64달러에 정규장을 마쳤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KLA, 램리서치, ARM 등 주요 반도체 관련주도 함께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