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은행, 중금리대출 신상품 잇단 출시…KB 이어 공급 확대 주목

하나 2조 목표·신한 상한 6.9%로 묶어…은행권 중저신용 차주 포용 본격화 1분기 민간중금리 취급 1위 KB, 전체 17개 은행 20%, 4대 은행 48% 차지 낮은 금리·취급 실적 상관관계는 약해…비보증 리스크 관리·심사 역량 중요

2026-06-23     고수아 기자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신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확대 기조 속에 KB국민은행에 이어 주요 은행들에서 민간중금리대출 공급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 하나 연 5.5% 고정금리, 신한 연 6.9% 넘어도 상한 적용 

23일 각 은행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9일 개인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연 5.5% 고정금리, 최대 1000만 원 한도의 '하나원큐 안심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공급 규모는 2조 원이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의 갈아타기 기능도 더해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 완화를 지원한다. 하나원큐 앱에서 상품 확인과 신청이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최초로, 저금리 수준의 '은행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중·저신용자들이 겪고 있는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고 금융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외부 신용평점(NICE 또는 KCB) 하위 50%에 해당하는 차주를 대상으로 금리 상한을 최고 연 6.9%로 제한하는 '신한중금리대출'을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차주의 산출금리가 6.9%를 초과할 경우 상한금리를 적용하고, 이하인 경우 실제 산출금리를 따르는 방식이다.

또 신한금융그룹 통합 앱 '신한 슈퍼SOL' 출시를 기념해 오는 8월 '슈퍼SOL 전용 중금리대출'를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에는 '서민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중·저신용 고객의 상환능력과 금융거래 특성을 정교하게 반영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의 금리·심사·상환구조를 함께 개선해 실질적인 금융비용 부담을 낮춘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포용금융 2.0 취지에 맞춰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사각지대를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의 분할상환 기간을 기존 최대 60개월에서 84개월로 늘리고, 분할상환 우대금리도 0.3%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확대해 상환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안은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10일 발표한 총 5조 원(올해 기준) 규모 '포용금융 2.0 ON(溫)'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오는 7월 1일에는 신한 상생대환대출II도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원큐 안심중금리대출은 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올해 3조1000억 원 규모 포용금융 로드맵의 일환이다.

■ 차주 부담 완화 기대…금리 낮다고 취급 실적 꼭 크진 않아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중금리대출 신상품은 중·저신용자 차주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 17곳의 중금리대출에서 민간중금리 취급 실적 합계는 1조5080억 원(9만4643건)이었다. 이 중 KB국민은행이 3068억 원(2만1288건)으로 금액 기준 약 20.3%, 건수 기준 22.5%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케이뱅크 2450억 원(1만6790건), NH농협은행 1612억 원(1만1977건), 우리은행 1395억 원(7437건), 카카오뱅크 1391억 원(8713건), 하나은행 1130억 원(5748건), BNK부산은행 795억 원(4376건), 신한은행 790억 원(3796건), IBK기업은행 471억 원(2917건), 광주은행 581억 원(4186건) 순이었다.

다만 1분기 데이터에서 금리가 낮다고 취급 실적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801〜900점 구간에서 평균 금리가 가장 낮았던 제주은행(4.55%·최저 3.50〜최고 7.34%)은 민간중금리 취급 실적이 108억 원(557건)으로 공급 규모가 낮은 편이었다. 

iM뱅크(구 대구은행) 역시 701~800점 구간과 601~700점 구간에서 평균 금리가 각각 4.71%(3.60〜6.82%),  4.71%(4.71〜4.71%)로 은행권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해당 분기 민간중금리 취급 실적은 약 38억 원(242건)으로 규모가 크지 않았다.

■ KB, 대안정보 활용·신용등급 세분화·2금융 포용 조합 운용 

민간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중·저신용자 차주에게일정 금리 이하로 공급하는 은행 등 금융회사 자체 재원의 비보증 신용대출이다. 

서울보증보험 보증을 활용하는 사잇돌대출이나 국민행복기금 보증의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정책서민금융상품과는 달리 은행이 자체 신용평가로 리스크를 부담한다.

이 같은 은행권의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 기조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인 포용적 금융 대전환과 맞닿아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27일 제4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올해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전년(30조8000억 원) 대비 1조1000억 원 늘린 31조9000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이 자리에서 KB금융지주는 포용적 금융 이행 방안을 발표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포용금융 3조 원을 포함해 총 20조 원 규모의 'KB국민행복 성장·희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민간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를 1조5300억 원으로 정했으며, 1분기 취급 실적은 4대 시중은행 전체의 약 48%를 차지했다. 2023년 이후 5대 은행 가운데 약 40% 수준의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청년 새희망홀씨II'의 연내 출시도 추진하고 있다. 만 34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최대 500만 원 범위 내 서민금융상품이다. 앞서 새희망홀씨II 대출 금리를 작년 9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포인트 인하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씬파일러 고객 특성을 고려한 대안정보 활용 신용평가 모델 도입, 중위 신용등급 세분화를 통한 추가 한도 부여, 2금융권 이용자 대상 KB국민도약대출 출시 등이 중금리대출 비중 유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