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두면 집이 따뜻해질 것 같아!' 김광한의 모과

23~29일까지 가나아트 포럼 스페이스 초대전 삼화여행사 공식 후원...대작 등 35점 출품

2025-10-20     임채연

[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김광한 작가의 화면은 유난히 따뜻하다. 그의 ‘향기 가득’ 시리즈를 마주하면 제일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모과의 향기보다 감각적인 노란색이다. 그의 모과는 단순한 과실의 재현이 아닌 빛을 머금은 노란색이 시각을 넘어 촉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따스한 햇볕이 모과의 표면에서 천천히 스며들어오는 듯한 부드러운 명암은, 사물의 질감과 온도를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모과의 노란빛은 유화물감의 색조를 넘어선, 시간의 누적과 계절의 기억을 담은 색채로 인식된다. 작가에게 있어 ‘노란색’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생명력의 표상이며, 일상의 사소한 사물에서 발견되는 빛의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광한 작가의 31번째 개인전이 가나아트 초대로 23일부터 29일까지 가나아트 포럼 스페이스(평창동)에서 개최 된다.

김광한의 회화는 사실적 재현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그 목적은 구상회화가 갖는 표현적 요소의 극대화와 색감이 주는 감성적 교감의 공유를 꾀한다. 그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을 모티브로 선택하되, 그 사물을 ‘감각의 중심’으로 끌어넣는다. 화면 속 모과와 석류는 정물화의 전통적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그 위에 쏟아지는 빛의 결은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더해 줌으로써 조형적 체별성을 극대화한다. 사물은 정지되어 있으나, 그 속의 색과 명암은 끊임없이 숨 쉬며 변화한다. 이러한 조형적 생동감은 작가가 사물을 바라보는 ‘느린 시선’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작업환경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경북 군위 효령면의 작가 창작스튜디오 옆에는 적잖은 크기의 과수원을 조성해 놓고 사과, 복숭아, 고추, 가지 등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키우며 자연의 이치를 몸소 경험하고 있다. 이른 아침 작가가 눈을 뜨면 스튜디오보다 과수원으로 먼저 발길을 한다. 그리고 한여름 뜨겁고 내려 쬐는 태양의 강렬한 빛살을 받으며 대지의 숨결과 계절의 기운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는 창작 노동에 대한 진정한 가치의 성찰인지도 모른다. 미술의 창작은 사유의 결과물이기 이전에 육체적 수행이자 감각의 노동이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조우하며,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매번 새롭게 완성되는 창작의 신선함을 경험한다. 이것은 곧 노동이 예술로, 예술이 다시 노동으로 환원되는 순환의 미학이다.

이번 전시는 삼화여행사(대표 변기욱)가 공식 후원한다. 100호 대작 8점 등 35점이 출품된다.